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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정보원이 지난해 이재명 대통령 피습 사건과 관련해 ‘테러로 지정하지 말자’는 내부 보고서를 작성했던 사실이 확인됐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과 관련해 고발을 지시한 정황과 쌍방울 대북 송금 사건 및 주가조작 첩보 등도 새롭게 드러났다.
2일 정치권에 따르면, 박선원 더불어민주당 의원(국회 정보위원회 간사)은 정보위 전체회의 후 취재진을 만나 “국정원 특별감사 중간보고에서 여러 정황이 확인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의원에 따르면, 국정원은 지난해 1월 2일 이재명 당시 민주당 대표가 부산 가덕도 신공항 부지를 시찰하던 중 피습당한 사건과 관련해 경찰에 습격범 조사 자료 공유를 지속 요청했지만, 부산 경찰 측이 이를 거부했다.
결국 국정원 대테러 합동조사팀은 현장에서 철수했고, 이후 김상민 전 국정원 법률특보가 “테러로 지정할 실익이 없다”며 테러 지정을 하지 말 것을 건의하는 보고서를 작성한 사실이 드러났다.
박 의원은 또 “2022년 7월 김규현 전 국정원장이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관련 자체 조사 결과를 대면 보고했고, 윤 전 대통령이 박지원·서훈 전 원장을 고발하라고 지시했다는 정황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전 정부 국정원이 박지원 전 원장이 첩보 삭제를 지시했다고 결론 내린 것과 달리, 이번 감사에서는 삭제 지시가 없었다는 다수 보고가 확인됐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국정원 내부에는 당시 특수정보(SI) 첩보와 보고서 원본·사본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것이다.
박 의원은 “국정원이 이번 특별감사 과정에서 쌍방울그룹 관련 새로운 내부 문건을 찾아냈다”고 밝혔다. 해당 문건에는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안부수 아태평화교류협회장과 손잡고 추진한 대북 사업이 단순한 경협 명분을 넘어 주가조작에 활용될 수 있다는 첩보가 담겨 있었다.
구체적으로는, 두 사람이 ‘북한과의 협력 사업 추진’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쌍방울 주가를 인위적으로 띄우려 한 정황이 포착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과거 검찰 수사에서 직접적으로 다뤄지지 않았던 부분으로, 박 의원은 “검찰에 제출되지 않았던 국정원 내부 자료에서 새롭게 발견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더 나아가 최근 문건에서는 쌍방울 측이 실제로 북한 노동자를 고용한 흔적까지 드러났다고 한다. 북한 노동자 고용은 유엔 제재 체제와 직결된 민감 사안으로, 사실로 확인될 경우 단순한 남북 경협 차원을 넘어 국제 제재 위반·불법 외화 유입 의혹으로 번질 수 있다. 박 의원은 “이 자료는 쌍방울 대북 송금 사건의 실체를 규명하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선거 관리와 관련한 국정원 내부 정황도 새롭게 드러났다. 박 의원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투·개표 시스템을 점검했던 백종욱 전 국정원 3차장이 헌법재판소 탄핵 심판 과정에서 위증을 한 정황이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백 전 차장은 당시 헌재 증언에서 “대통령에게 부정선거 의혹을 보고한 사실이 있느냐”는 질문에 ‘기억나지 않는다’고 답변했으나, 국정원 내부 보고 체계를 추적한 결과 실제로는 대통령에게 해당 내용을 직접 보고한 기록이 확인됐다는 것이다. 이 같은 박 의원의 발언은 백 전 차장이 단순히 기억의 문제가 아니라 고의적 진술 회피 내지 위증을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한 것으로 풀이된다.
더 나아가 박 의원은 김규현 전 국정원장과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사이의 접촉 정황도 언급했다. 그는 “김 전 원장이 이상민 전 장관을 최소 4차례 이상 만나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고발하는 법적 조치를 협의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는 단순한 내부 논의 차원을 넘어, 당시 국정원 수뇌부가 선거 관리 기구에 대한 법적 압박을 실제 검토·추진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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