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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몬의 영업 재개가 또다시 멈춰 섰다. 당초 9월 10일 재오픈을 목표로 했지만 카드사와 간편결제사 합류가 무산되면서 무기한 연기로 방향을 틀었다. 대규모 미정산 사태로 피해를 입은 셀러와 소비자의 반발이 여전히 거센 상황에서, 오아시스마켓의 ‘티몬 부활 시나리오’에도 빨간불이 커졌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티몬은 입점 협력사에 보낸 공지를 통해 “파트너사와 준비를 마쳤지만 피해자 민원이 결제사로 쏠리며 오픈을 연기한다”고 밝혔다. PG사 KS넷과 계약을 체결하고 주요 카드사와 거래 재개를 추진했으나, 일부 카드사가 난색을 표하자 간편결제사도 발을 빼는 모양새다. 현재 모바일 홈페이지는 가오픈 상태지만 결제는 막혀 있다.
이번 난관의 본질은 채권단의 불신이다. 지난 6월 회생계획안이 법원의 강제 인가를 받으며 티몬은 법정관리에서 벗어났지만, 변제율은 고작 0.76%에 불과했다. 1조2000억 원 규모의 채권 가운데 실제 변제에 투입된 자금은 116억 원 수준이다. 채권단은 “차라리 청산이 낫다”는 반응까지 내놓으며 반발하고 있다. 47만 소비자와 5만6000명 판매자가 직간접적 피해를 본만큼, 여론은 쉽게 수그러들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오아시스는 티몬 인수를 위해 181억 원을 투입하고 500억 원의 추가 투자도 결정했다. 온라인 신선식품(그로서리) 강자라는 기존 강점에 티몬의 종합 e커머스 역량을 더해 매출 규모를 키우고, 장기적으로 기업공개(IPO)를 재추진하려는 포석이었다. 실제로 오아시스는 꾸준한 영업흑자를 내며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왔지만, 매출 볼륨이 크지 않아 지난해 코스닥 상장 도전에서 고배를 마셨다.
이번 티몬 인수는 ‘매출 몸집 불리기’를 통한 IPO 재도전의 성격이 짙다. 그러나 변제율 저조에 따른 불신을 해소하지 못한다면 영업 정상화 자체가 불가능해지고, 투자금 회수 가능성 역시 불투명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인수에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낸다. 황용식 세종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오아시스가 티몬을 인수하는 것은 처음부터 우려가 있었다”며 “변제 없이 영업을 재개하려는 속내가 있었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이어 “오아시스가 논란 속에서도 티몬 인수를 성사시켰지만 이후의 후폭풍까지 예상했을지는 의문”이라며 “투자금 회수는커녕 오히려 발목을 잡힐 수 있고, 윤리적·도덕적 책임 문제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티몬의 사례는 위메프, 인터파크커머스에도 불길한 전조가 되고 있다. 두 회사 역시 지난해 회생절차에 들어갔지만 인수자를 찾지 못한 상황이다.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회생 계획안 제출 기한 추가 연장 가능성은 낮아졌다. 티몬의 부진은 유사 상황에 처한 이커머스 업체 전반의 회생 가능성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티몬 인수가 오아시스의 ‘승부수’가 될지, 아니면 ‘덫’이 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무엇보다 피해자 설득이 선결과제다. 추가 보상안 없이 영업 재개를 밀어붙인다면 여론 악화와 함께 브랜드 신뢰도는 회복 불가능한 수준으로 훼손될 수 있다게 업계 시각이다.
티몬 관계자는 “영업 재개 일정이 명확하지 않을 경우 상품을 준비하고 계신 셀러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고 생각해 일정 연기를 결정했다”며 “기존 티몬 미정산 사태 피해자들을 위한 방안은 계속 고민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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