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 과잉·규제 압박… 석유화학산업 “구조개편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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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공청회 “세제 감면·규제 특례 담은 특별법 필요”

이유경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9-02 11:01:51

▲ 석유화학산업이 공급과잉과 규제 강화로 위기를 맞아 정부의 특별법 제정과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스카이데일리

글로벌 공급 과잉과 수익성 저하, 강화되는 규제로 존폐의 기로에 선 석유화학산업의 구조적 위기를 해소하기 위해 정부 차원의 입법 지원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국회에서 제기됐다.

1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석유화학산업 특별법 제정을 위한 국회 공청회’에서 개회사를 맡은 국회의원들은 “석유화학산업은 국가 제조업의 근간이자 지역경제의 버팀목이지만 지금은 글로벌 경쟁과 고강도 규제 속에서 고사 위기에 놓여 있다”며 “특별법 제정을 통해 산업 재편과 고도화를 체계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공청회에는 산업계와 학계, 법조계 전문가들이 참석해 산업 위기의 원인과 해결책을 논의했다.

한문선 여수상공회의소 회장은 중국발 공급 과잉과 환경 규제 강화로 인한 수익성 악화를 지적하며 “이미 고용 불안과 지역경제 침체가 현실화하고 있다”며 산업용 전기요금 특례, 투자 세제 감면, 연구개발(R&D) 확대 등을 담은 특별법 제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엄찬왕 한국화학산업협회 부회장 역시 “석유화학산업은 국가 제조업의 기반이자 신산업의 핵심 자금원 역할을 하고 있다”며 “장기화한 적자와 수출 부진으로 산업생태계 전반이 흔들리고 있는 만큼 특별법이 구조 개편과 지역경제 안정의 제도적 틀이 돼야 한다”고 힘을 보탰다.

법적 제도의 한계도 지적됐다. 홍대식 서강대 교수는 “업계가 불황 타개를 위해 공동행위를 모색하지만 현행 공정거래법은 이를 사실상 허용하지 않는다”며 “공정위 인가 요건이 지나치게 엄격해 실효적 대응이 어렵다”고 말했다.

김수련 변호사도 “공급 과잉으로 인한 산업 붕괴가 수입 의존 심화로 이어질 수 있다”며 제한적 공동행위를 허용하는 특별법 제9조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현장의 위기는 수치로 확인됐다. 정대옥 HD현대케미칼 기획부문장은 “서산 대산석유화학단지의 영업이익이 2022년 6640억 원에서 2024년 –7,073억 원으로 전환됐다”며 세제 감면, 유동성 지원, 규제 특례의 시급성을 호소했다.

김용수 SK지오센트릭 경영기획실장은 울산 석유화학단지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전기요금 인상과 고용 불안이 경영 부담을 키우고 있다”며 맞춤형 인력 정책과 재정 지원을 요청했다.

곽기섭 롯데케미칼 경영지원본부장은 여수산단의 세수와 대기업 발주 금액이 급감했다고 밝히며 “개별 기업의 대응에는 한계가 있는 만큼 정부 차원의 사업 재편 촉진과 승인 절차 개선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공청회 참석자들은 “석유화학산업 위기는 개별 기업이 감당하기에는 한계가 뚜렷하다”며 “글로벌 공급 과잉, 에너지 가격 불안, 탄소중립 전환 등 복합적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국가 차원의 특별법 제정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유경 기자 leeyk@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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