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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가 21일 열리는 8월 임시국회 첫 본회의를 앞두고 또다시 극한 대치에 돌입한다. 더불어민주당이 방송법·노란봉투법·상법 개정안 등 쟁점 법안을 순차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가운데, 국민의힘은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으로 맞대응하겠다고 예고했다.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임시국회에서 쟁점 법안들을 ‘살라미 전술’ 방식으로 순차 상정해 표결 처리한다는 방침을 확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선적으로 지난 7월 임시회 회기 종료로 본회의 표결이 무산됐던 방송문화진흥회법(방문진법) 개정안을 가장 먼저 상정한 뒤, 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 이른바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안), 그리고 상법 2차 개정안 순으로 의사일정을 진행한다는 것이다.
민주당이 ‘살라미 전술’을 택한 이유는, 국회법상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절차가 법안 단위로만 적용되기 때문이다. 한 법안에 대해 필리버스터가 개시되면, 그 법안의 표결은 차기 본회의로 이월되지만, 다른 법안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따라서 민주당은 개별 법안들을 차례차례 상정해 각각 토론·표결 절차를 밟으면, 시간은 지연되더라도 결국 본회의 의결을 통해 처리할 수 있다는 계산을 하고 있는 셈이다.
또한 국회법 제106조의2에 따르면, 필리버스터가 개시된 지 24시간이 경과하면 재적의원 5분의 3(300명 기준 180명) 이상이 찬성할 경우 토론을 강제로 종결할 수 있다. 현재 민주당은 166석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조국혁신당(12석), 정의당(6석), 기본소득당·녹색당 등 소수정당 의원, 무소속 범여권 성향 의원들까지 합치면 180석에 근접하거나 초과하는 범여권 의석 기반이 마련된다. 이 때문에 민주당은 설령 국민의힘이 모든 쟁점 법안에 대해 필리버스터를 시도하더라도, 의석 구도상 단독으로 종결 표결을 거쳐 법안을 처리하는 데 무리가 없다는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살라미 전술’에 정면으로 맞서겠다는 입장이다. 당 지도부는 쟁점 법안들을 각각 “방송 장악법”(방문진법·EBS법), “반기업 악법”(노란봉투법·상법 개정안)으로 규정했다.
국회 안팎에서 여론전과 장외투쟁을 병행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은 최근 당 간담회에서 “노란봉투법과 상법 개정안이 강행되면 기업 경영은 위축되고 고용은 직격탄을 맞게 된다”며 “노동·재계 갈등만 부추기는 독소 법안”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은 필리버스터를 ‘최후의 저지 수단’으로 삼고 있다. 특히 22일 전당대회가 예정돼 있음에도 일부 의원들은 회의장을 지키며 무제한 토론을 이어가겠다는 계획을 내부적으로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대회 직전까지도 투쟁 이미지를 부각해 보수 지지층 결집을 유도하고, 동시에 민주당의 ‘입법 독주’ 프레임을 강화하려는 계산으로 풀이된다.
한편, 정치권은 이번 필리버스터가 24일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한다. 국회법상 한 법안에 대해 필리버스터가 시작되면 최대 24시간 동안 무제한 토론이 보장된다. 이후 민주당이 표결 종결을 강행할 경우, 해당 법안은 토론 종료 직후 바로 표결 처리된다.
결국 방송법, 노란봉투법, 상법 개정안 등 주요 쟁점 법안은 법안별로 △하루씩 토론 △종결 표결 △통과라는 수순을 밟게 되고, 일정대로라면 이번 주말 안에 민주당 단독 처리로 모두 가결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문금주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18일 오후 국회 기자실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추가 협상 계획은 없다. 예정대로 오늘 본회의를 열어 안건을 처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국민 앞에서 약속한 입법 과제를 미룰 이유가 없다”며 강행 의지를 재차 확인했다.
반면 국민의힘 최은석 수석대변인은 같은 날 공식 논평에서 “민주당이 필리버스터를 무력화해 입법을 강행하려 한다면, 우리는 끝까지 무제한 토론을 이어가며 악법의 부당성을 국민께 소상히 알릴 것”이라고 맞섰다. 최 대변인은 또 “노란봉투법과 상법 개정안은 기업 활동과 고용에 심각한 타격을 주는 반시장적 법안”이라며 “여당의 독주를 국민이 분명히 심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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