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성1호기 공익신고자 강창호 “한수원이 법정(法庭) 사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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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인 “개인정보보호법·건조물 침입죄 위반, 성립 안 돼”
강창호 “사내 사찰 지시한 준법경영실 직원, 법정 사찰도”
검찰 “개인 행정 소송 위한 위법 행위, 공익신고 상관 없어”

장혜원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6-11 10:18:17

▲ 울산지방법원 제4형사단독(임정윤 법관)에서 열린 건조물침입 및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사건번호 2023고단4769) 재판 공판 기일이 10일 울산지방법원에서 열린 가운데, 강 위원장이 법정 앞에서 스카이데일리를 만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울산=장혜원 기자 ⓒ스카이데일리

‘월성 원전 경제성 평가 조작 사건’ 공익신고자인 강창호 한국수력원자력(주) 노조위원장에 대한 건조물침입 및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사건번호 2023고단4769) 재판이 10일 울산지방법원에서 열렸다. 이날 재판에서는 공소사실을 둘러싼 강 위원장 측과 검찰 측의 치열한 법정 공방이 이어졌다. 강 위원장은 한수원 준법경영실 이 모 부장이 재판 내용을 사전에 파악해 경찰에 전달하는 등 ‘법정 사찰’을 당하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10일 울산지방법원 제4형사단독(임정윤 법관)에서 열린 공판 기일에서 강 위원장 측은 이날 재판에서 “공소사실에 대한 입장 변화는 없다”며 기존의 무죄 주장을 재차 강조했다. 변호인은 “건조물침입 및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은 해당 법 조항의 구성요건을 충족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제출한 의견서를 통해 강 위원장에 대해 직위해제 인사명령이 위법했으며, 이에 불응한 것을 건조물침입죄로 볼 수 없다고 강력히 주장했다. 또한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도 대법원 판례상 법원은 개인정보처리자가 아니므로 강 위원장의 행위는 죄가 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앞서 한수원은 강 위원장을 건조물침입 및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한수원은 강 위원장이 직위해제 기간 중 근무하던 사무실에 들어가 옆자리 직원 컴퓨터에서 비밀리에 강 위원장을 사찰한 기록을 출력하고, 대전지방법원이 강 위원장의 행정소송에 송부한 월성1호기 부패행위로 기소된 전 한수원 정모 사장의 공소장을 공동소송당사자인 한수원 노동조합에 공용메일로 전송한 것을 문제 삼았다.

건조물침입죄의 요지는 강 위원장이 직위해제 기간이었던 2020년 12월 28일 울산 울주군에 자리한 새울1발전소 사무실에 들어가 옆자리 상사의 PC에서 허락 없이 자신을 사찰한 ‘직위해제자 동향서’ ‘일자별 근태내역서’를 출력했다는 게 골자다. 검찰은 지난해 1월 그를 기소해 재판에 넘겼다.

이날 변호인 의견서를 통해 강 위원장에 대한 출근정지 및 직위해제 인사명령은 공익신고자보호법을 위반한 명백한 형사범죄행위라고 봤다. 변호인 측은 공익신고자보호법 제15조 1항은 공익신고를 이유로 불이익 조치를 금지하고 있으며, 위반 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실제 국민권익위원회는 해당 인사명령을 불이익 조치로 결정하고 해소를 통보했으나, 한국수력원자력(주)와 당시 대표이사 정재훈 씨는 이에 불복하여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최종적으로 서울고등법원은 해당 직위해제 인사명령이 위법하다고 판단했고, 이 판결은 확정되었다.

아울러 변호인은 전 한수원 사장 정재훈에 대한 형사 고소는 없었지만, 서울고등법원의 확정 판결만으로도 강 위원장 직위해제가 위법하다고 강조하며, 이에 따라 강 위원장의 출입을 금지할 권한도 한수원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주거침입죄가 성립될 수 없으며, 주거의 평온 역시 침해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 강 위원장은 산업안전보건위원으로서 출입 권한이 유지됐으며, 한수원도 출입을 제지한 적이 없었다고 밝혔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적법한 소송기록 공유였다고 반박했다.

이에 반해 검찰 측은 강 위원장의 행위가 월성1호기 공익신고와 관계가 없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강 위원장의 행위는 공익신고 범위를 벗어난 별개의 범죄”라며 “개인의 행정소송을 위한 불법행위일 뿐, 공익신고와 직접적 관련이 없다”고 반박했다.

재판장은 이 사건이 전례가 없는 사건이라면서 피고인의 행위가 월성1호기 공익신고와의 견련성에 대한 의견서를 제출할 것을 변호인에게 요청했다. 강 위원장은 회사 준법경영실 관계자가 증인신문 등 모든 공판과정을 사찰하는 등 현재도 한수원으로부터 부당한 압력을 받고 있다고 재판부에 호소하며 법정 사찰을 주장했다. 그는 해당 한수원 관계자의 퇴정을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날 재판장에는 강 위원장이 법정 사찰을 하고 있다고 주장한 한수원 준법경영실 이 부장이 방청에 참여했다. 강 위원장에 따르면 그는 매 공판 마다 재판을 방청하고 있다.

울산=장혜원 기자

장혜원 기자 hyj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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