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3º
습도 70%
수원 5º
습도 65%
춘천 2º
습도 90%
강릉 4º
습도 55%
)
대한민국 보수 진영이 다시 한번 중대한 기로에 섰다.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 인용 결정은 헌정사에 남을 충격적 사건이었고, 그 여파로 다가올 6.3 조기 대선은 이제 정권 교체를 넘어 체제 수호의 전면전이 됐다. 대선 일정은 이미 확정됐고, 시간은 보수를 기다려 주지 않는다. 이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보수의 승패는 단 하나에 달려 있다. 단일화, 그리고 통합이다.
지난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치러진 대선에서 보수는 치명적인 분열로 정권을 내주었다. 홍준표·유승민·안철수로 나뉜 보수표는 총합 52%에 달했지만, 결국 문재인 후보에게 권력을 헌납했다. 그 결과는 참담했다. 안보는 허물어졌고 경제는 침체를 거듭했으며 교육과 사법체계마저 좌파적 이념에 오염됐다. 문재인 정권의 5년, 그리고 오늘날 우리가 목도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의 입법 폭정은 ‘다수의 독재’가 무엇인지를 국민에게 각인시켰다. 이 비극이 더 이상 반복돼선 안 된다.
이번 대선은 구조적으로 과거와 다르다. 당 밖의 돌출 후보보다는 김문수·홍준표·오세훈·나경원·원희룡·이철우 등 국민의힘 중심의 유력 인사들이 대거 경선 채비에 들어갔다. 다만 이들이 단일대오를 형성하지 못하고 각자의 노선과 입장 차이로 다시금 분열된다면 보수의 미래는 없다.
현재 주자들의 노선은 뚜렷하다. 최근 대선 출마를 위해 장관직을 사퇴한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은 부정선거 해소와 보수 정체성 회복을 내세우며 청년층과 강성 보수층을 동시에 흡수하고 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탄핵 반대 입장을 일관되게 견지하며 정통 보수의 상징성을 확보했다. 가장 중요한 건 보수 진영 주자들 모두가 체제 수호라는 역사적 사명을 위해 하나의 깃발 아래 서야 한다는 점이다.
변수는 두 가지다. 하나는 20·30 보수 청년층이고, 다른 하나는 원외 당협위원장들로 구성된 ‘탄반모(탄핵반대모임)’ 조직이다.
20·30 청년층은 더 이상 단순한 이념이 아닌 ‘공정’과 ‘정당성’을 핵심 기준으로 삼고 있다는 특성을 보인다. 이들은 부정선거 문제를 음모론으로 취급하지 않는다. 오히려 선거 관리의 투명성을 요구하는 실사구시적 시선이 강하다. 정당에 대한 맹목적 충성 대신, 이슈 대응력과 진정성 있는 메시지에 따라 움직이는 세대라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또 하나의 축은 ‘탄반모’다. 탄핵 반대를 중심으로 결집한 이들은 수도권 중심의 원외 조직망을 갖추고 있으며, 실제 경선에서도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할 가능성이 크다. 이들의 지지는 현실적으로 지역별 조직력과 표로 직결될 수 있는 힘이다. 각 주자는 이들의 표심을 얻기 위한 설득력 있는 전략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국민의힘은 다음 달 3일 전당대회를 열어 대선 후보를 확정한다고 밝혔다. 지금 필요한 것은 명분 없는 야합이 아니라 공정한 경쟁 후의 단일화다.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를 통해 민심과 당심을 확인해야 한다. 그리고 최종 주자는 모두의 지지를 받으며 나아가야 한다. 만일 이 과정에서 일부 주자가 개인의 정치적 명분을 앞세워 경선 불복이나 탈당 출마와 같은 파행을 저지른다면 그 순간 당사자는 물론 보수의 미래가 무너진다.
정치란 결국 명분과 결과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보수는 궤멸의 문턱까지 몰렸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국민 다수는 민주당의 폭주를 더 똑똑히 바라보게 됐다. 이는 보수에게 마지막 기회이자 유일한 희망이다. 그러나 만일 보수가 분열한다면 국민은 더 이상 기회를 주지 않을 것이다. 이번에도 실패한다면 다시는 기회가 오지 않을 것이다. ‘과거를 기억하지 못하는 자는, 그 과거를 반복하게 된다.’ 역사는 지금도 그 교훈을 되새기고 있다.
후원하기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좋아요
감동이에요
화나요
슬퍼요
추천해요1
좋아요0
감동이에요0
화나요6
슬퍼요0
연재기획 ‘반대세의 비밀’ 
연재소설 ‘최초의 당신’
기사제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