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반도체칩 웨이퍼 제조지를 원산지로”… 관세전쟁의 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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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 후 SMIC 주가 5.9% ↑… 화훙반도체 14% 급등
인텔·TI·마이크로칩테크놀로지 등 美 기업 타격 클 듯

임명신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4-13 16:41:50

▲ 반도체 완성 8대 공정 중 첫 단계인 웨이퍼. 집적회로가 얹힐 얇은 판을 말한다. 게티이미지

중국이 수입 반도체 원산지를 ‘웨이퍼 제조국’ 기준으로 판단한다고 발표해 관세전쟁 속 묘수가 될지 주목된다. 미국산 반도체에 관세를 부과하기 위한 규정을 명확히 하면서 중국으로의 아웃소싱을 장려할 포석도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웨이퍼란 반도체 ‘8대 공정’ 첫 단계다. 다양한 기능을 처리하고 저장하기 위해 많은 소자를 하나의 칩 안에 채운 집적회로가 얹힐 얇은 기판을 말하며, 피자로 치면 도우에 해당한다.

1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로이터통신, 중국 유명 경제지 등이 전날 중국반도체산업협회(CSIA)가 소셜미디어 위챗에서 “패키징 공정을 거쳤든 안 거쳤든 모든 집적회로 제품의 수입통관시 원산지는 웨이퍼 제조 공장 위치가 어디냐로 신고하도록 했다”고 전했다. 고도로 전문화·다국가화 된 반도체 공급망 특성상 업계에선 반도체 관세를 적용할 원산지 기준이 그동안 불확실했었다.

증권사 번스타인의 애널리스트들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보통 패키징 장소로 원산지를 판단해 왔으며, 팹(fab·반도체 생산공장) 변경이 훨씬 더 어렵기에 CSIA의 이번 조치가 시장을 놀라게 했다. 미·중이 서로 비현실적인 고율 관세를 주고받는 와중에 나온 이 조치로 중국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계가 오히려 상당한 탄력을 받게 될 전망이다.

CSIA 공지 발표 후 중국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SMIC(중신궈지)는 전날 홍콩 증시에서 주가가 5.9% 상승했고 화훙반도체의 경우 14% 급등했다. 반면 미국 내 팹에서 생산된 칩은 중국으로 수입될 때 높은 관세를 물게 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이 대(對)중국 관세를 145%로 재산정하자 중국은 미국에 125% 관세로 맞대응했다. 업계에선 인텔·텍사스인스트루먼트(TI)·글로벌파운드리·마이크로칩테크놀로지 등이 이번 중국 측 조치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본다.

상하이 소재의 반도체시장조사업체 IC와이즈는 세계 최대 집적회로 시장인 중국의 이런 규정이 미국 내에서 생산된 칩의 비용을 높일 수 있다며 “(트럼프 관세가)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드는 대신 미국이 다시 아웃소싱하게 만들 것”이라고 꼬집었다. SCMP에선 대만 TSMC나 삼성전자가 자국 내에서 제조한 칩은 중국의 대미 관세 직격탄을 면할 수 있어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로이터 또한 중국 반도체업체 정보플랫폼(EETop)이 위챗에 올린 해석을 인용해, 퀄컴·AMD 같은 미국 칩 설계업체가 만일 대만 업체에 제조를 맡긴다면 원산지는 대만으로 분류돼 미국을 겨냥한 중국의 보복관세를 피할 수 있다고 짚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의 반도체 리서치 책임자 허후이 역시 중국이 수입하는 칩 대부분 미국에서 직접적으로 제조·출하되진 않기에 즉각적인 관세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매체 인터뷰 때 말했다.

임명신 기자 imms@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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