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돌 우려 시민에게 112 신고하라는 경찰… “누굴 위한 경찰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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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창 출동해 있음에도 “112 신고하라”… 부상자 발생도 모르쇠

이세희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3-12 15:21:33

▲ 10일 오후 10시쯤 헌법재판소 앞에서 탄핵 반대 시위를 하던 시민들이 탄핵 찬성 시위대와 뒤엉켜 다치는 일이 발생했다. 일롱 머스크 유튜브 캡처

탄핵 찬성 시위대와의 충돌을 우려, 보호 요청을 한 시민의 요구를 경찰이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경찰의 공권력이 공정하게 작동되지 않는다는 의구심이 증폭되고 있다.

12일 스카이데일리 취재를 종합하면 10일 오후 10시쯤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탄핵 반대 시위를 하던 시민들이 탄핵 찬성 시위대와 뒤엉켜 다치는 일이 발생했다.

유튜버 일롱 머스크는 “탄핵 찬성 시위대가 온다. 헌재 앞 인도가 좁으니 충돌 안 일어나게 해 달라”며 경찰에 해당 사실을 알리고 양측이 충돌이 없도록 보호 요청을 하는 영상을 본지에 제보했다.

일롱 머스크는 “광화문에서 집회를 마친 민노총 3000명이 헌재 앞으로 온다는 소식이 있다. 탄핵 반대 시민들과 충돌이 일어날 수 있으니 두 집회 공간을 분리해 달라”면서 “경찰 버스로 차 벽이 만들어져 있지만 차 벽이 없는 공간이 있다. 민노총은 도로를 점거한다”며 혹시 모를 두 세력의 충돌을 우려했다.

헌재 앞에는 릴레이 단식 농성을 벌이던 시민들이 있었다. 경찰이 탄핵 찬성 시위대가 오는지 여부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는 사이, 이들이 뚫린 도로를 통해 단식 농성과 탄핵 반대 집회를 하고 있던 우파 시민들 사이로 들이닥쳤다.

시민들은 “저 사람들을 막아달라”라며 외쳤지만 경찰은 탄핵 찬성 시위대를 막아내지 못했다. 결국 시민들이 바리게이트를 치고 몸으로 저지해 인명 피해를 막아낼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탄핵 반대를 외치는 우파 시민 4명이 다쳤다. 구급차에 실려 갈 정도의 중상은 아니었지만 염좌·타박상 등의 상해를 입고 서울 종로경찰서에 피해 사실을 신고하는 등 소란이 있었다.

현장의 시민들은 “경찰이 잘 막았었으면 충돌이 없었을 수도 있었다. 경찰이 아니라 우리가 이렇게 막는 것이 맞는 것이냐”라며 “민노총이 온다고, 막아달라고 몇 번을 말했는데 경찰이 시민들 말을 들어주지 않는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그러면서 시민들은 “경찰도 지시대로 하겠지만 우리들 편이 아니다”며 해도 해도 너무한다는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물리적 충돌과는 별개로 경찰 공권력을 불신하게 됐고 정신적 충격이 매우 크다는 여론이 지배적이었다.

또한 경찰은 질문하고 있음에도 대답을 피하며 못 들은 척을 하거나 “우리는 공문 받은 대로만 한다. 더 필요한 사안이 있으면 112에 신고하라”는 대답을 해 시민들을 당황하게 했다. 뿐만 아니라 “충돌이 일어나면 어떡하냐”라는 질문에 “우리는 지시대로만 움직인다. 모르겠다” “대전에서 파견근무를 온 것이라 상황을 모른다” “상황 공유 후 지휘부에서 잘 판단할 것이다” “대비 병력이 있어서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답해 경찰 공권력의 현주소에 대해 의문을 갖게 했다.

결국 우려했던 대로 양측은 충돌했고 우파 시민들은 “입구에서 들어올 때부터 안 막았다” “경찰은 뭐 하나. 시민이 말하면 듣지를 않는다” “저분들(경찰)은 우리 쪽이 아닌 것 같다. 너무한다”라며 울분을 토했다.

이세희 기자 saylee@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스카이데일리 #헌재 #경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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