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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터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미국·우크라이나 고위급...'))
11일(현지시간)부터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미국·우크라이나 고위급 회담이 열린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은 시간을 끌수록 우크라이나가 불리해진다는 입장이면서도 이번 회담에 낙관적 전망을 드러냈다. 전날 미국 측 대표단으로 회담 참석차 사우디 제다에 도착한 루비오 장관은 “회의가 잘 끝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께 보고할 수 있다면 (우크라 지원) 중단과 관련한 결정이 내려질 수 있다”면서 “우크라이나가 여전히 방어 관련 (군사)정보를 수신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루비오 장관은 광물협정 체결 가능성에 대해선 “해결해야 할 세부 사항이 더 있다”고 말했다. 또한 우크라이나가 제안한 공중·해상 휴전 구상 관련해 “그것만으로 충분치 않지만 전쟁을 끝내기 위해선 이런 종류의 양보가 필요하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양측 모두 양보하기 전까진 휴전을 하거나 전쟁을 끝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 특사 역시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미국·우크라이나 고위급 회담에 대해 “상당한 진전을 이룰 것”으로 기대했다. 위트코프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금주 다시 미국에 와서 광물협정에 서명할 것으로 보는지 취재진이 묻자 “매우 희망적, 모든 신호는 매우 매우 긍정적”이라고 답했다.
위트코프는 또 “미국·우크라·유럽 사이에 많은 논의가 있었으며 이를 ‘진전’으로 표현하고 싶다. 협상이 이뤄지길 희망한다”며 거듭 적극적 자세를 보였다. 전쟁 수습을 공약한 트럼프는 현지에 투자한 미국 기업의 존재 자체가 안전보장이라지만 젤렌스키는 미군 주둔 수준의 가시적 구도를 원한다. 지난달 말 광물협정 서명을 위한 백악관 방문이 미국의 논리를 수용한 것으로 받아들여졌으나 그렇지 않았다는 게 드러나 정식 회담에 들어가기도 전 취재진 앞에서 정면 충돌했다. 당일 예정된 모든 일정이 취소됐으며 미국은 모든 대(對)우크라이나 군사 지원 및 정보 공유 등을 중단했다.
러시아는 이번 사우디아라비아 회담 관련해 “미국이 우크라이나의 평화에 대한 열망을 보고 싶어 한다”고 논평했다. 이날 타스·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이 회담 전날인 10일 브리핑 때 “미국의 이런 발언을 다양한 수준에서 반복해 들었다”며 “모두가 기다린다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우크라이나 고위 인사 회동에 거는) 우리 기대가 중요한 게 아니라 미국이 무엇을 기대하는지가 관건”이라며 현실을 냉정하게 짚기도 했다.
페스코프는 또 “젤렌스키 정권의 구성원들이 평화를 원하는지 아닌지 판단돼야 한다.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고 꼬집었다. 러시아와 미국이 금주 사우디에서 추가 협상을 한다는 보도에 대해선 부인했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도 “계획된 바 없다”며 일축했다. 지난달 12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전화 통화 이후 일주일도 안 돼 사우디에서 고위급 회담을 가져 러시아·미국의 관계 회복이 가속화된 모습이다. 페스코프는 양국 관계 “갈 길이 매우 멀고 어렵다”면서도 양국 정상 간 통화에서 관계회복의 정치적 의지가 확인됐으며 “충분히 건설적”이었음을 높이 평가했다. 양국 정상의 통화는 트럼프 2기 출범 이후 단 한 차례뿐이었다고 한다.
아울러 미국이 러시아의 사보타주(파괴공작) 대응 조치를 축소했다는 보도에 대해 페스코프는 “현 미국 정부가 비효율적이며 신뢰하기 어려운 부패한 모든 것을 제거하려 노력 중이다. 이해할 만하다”고 전제한 뒤 ‘러시아가 미국·유럽에서 사보타주나 전복을 시도한다’란 전혀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역설했다. 2023년 러시아산 에너지 수송관인 북해 노르트스트림 파괴 당시 러시아 소행으로 서방이 맹비난했으나 젤렌스키와 조 바이든 정부가 벌인 일임이 사실상 밝혀진 바 있다.
한편 우크라이나의 전쟁 지속 노력으로 해석될 만한 움직임도 보인다. 어떻게 해서든 전쟁을 이어가야만 젤렌스키 정권이 유지된다. 2024년 여름 우크라가 깜짝 진격한 쿠르스크 탈환을 위한 러시아군의 반격에 북한군 참여를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이 10일(현지시간) 알렸지만 여전히 신빙성을 의심하는 목소리도 존재한다. 그간 일련의 젤렌스키정부 행보엔 대한민국을 이 전쟁의 당사자로 끌어들이려는 필사적인 노력이 보인다.
로이터·AFP 통신에 따르면 시르스키가 이날 소셜미디어에 올린 성명에서 “상당한 규모의 러시아 부대가 북한 보병 지원을 받아 공세에 나섰지만 병력과 장비에서 상당한 손실을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쿠르스크 지역의 우크라이나 부대를 방문 중이라며 이렇게 설명했다. 러시아가 쿠르스크 지역 공세를 강화하면서 우크라이나군이 수세에 몰리고 있다는 뉴스를 반박한 모양새다. 우크라이나가 점령한 쿠르스크 땅이 3분의 2나 줄어든 것으로 분석됐으며, 이 지역에 남겨진 우크라군이 러시아군에 포위될 위험에 놓였다는 소식도 있었다.
러시아 측에선 전날 쿠르스크 지역 4개 마을을 탈환했고, 쿠르스크 내 우크라이나군에 중요한 보급로인 우크라이나 수미 지역 노벤케 마을을 점령했다는 주장이다. 이와 관련해 시르스키 총사령관은 쿠르스크와 수미 지역 상황이 “우크라이나군 통제하에 있다”며 “현재 쿠르스크 지역에서 우리 부대가 포위될 위협은 없다”고 자신했다. “러시아 선전가들의 글에 등장한 국경 마을 다수가 실제 더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침략자의 포탄에 파괴됐다”며 비꼬기도 했다. 시르스키는 러시아의 공세가 거세져 어려움을 겪고 있음은 인정하면서도 “부대는 유리한 방어선으로 움직이기 위해 적시에 조처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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