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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의 역사적 산물 ‘헝가리 와인’을 경험할 수 있는 특별한 초대장이 도착했다.
전 세계 16개국 202개 사의 와인을 한자리에 모은 ‘2024 대전 국제 와인 엑스포’가 지난달 27일부터 일주일간 개최됐다. 전시장에 설치된 271개 부스는 와인 시음 및 와인 정보를 교환하는 자리였다.
특히 올해는 주빈국인 헝가리 부다페스트와 대전시가 자매결연을 맺은 지 30주년이 되는 해로 행사의 의미가 남달랐다.
이에 헝가리 와인을 한국에 알리고자 베라 수치바라시 헝가리와인마케팅협회 국제관계협력장이 한달음에 대전을 방문했다.
대전은 헝가리 와인을 빛나게 하는 무대
“한국은 헝가리 와인이 역동적인 미래를 열어갈 성숙한 시장이다. 자매도시 대전시의 와인 엑스포 무대에서 헝가리 와인을 공식적으로 선보이게 돼 기쁘다. 대전은 헝가리 와인을 빛나게 하는 완벽한 무대다.”
그의 말대로 헝가리에서 와인은 음료 그 이상이다. 헝가리의 역사와 문화가 살아 숨 쉬는 장이자 헝가리인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베라 협력장과 와인과의 첫 인연은 2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와인 베테랑이 되기 전 여행사에서 경력의 첫 단추를 끼웠다. 이 과정에서 와인과 인연이 닿았다고 한다.
“와인의 매력을 알게 되면서 와인 마케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국경을 초월해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와인이지만 전세계적으로는 아직도 헝가리 와인의 진가를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이에 그는 헝가리 와인을 알리는 일에 무거운 책임을 느끼고 있다.
헝가리 대표 와인 ‘토카이 아수’
‘토카이 아수’는 헝가리 와인 시장에서 주류 와인으로 꼽힌다. 토카이 지역은 1737년 왕실 법령에 따라 전 세계에서 첫 번째 공식 와인 생산 지역으로 지정된 곳으로 2022년에는 유네스코 세계 유산으로 등재됐다. 세계 유산으로 등재된 와인 관련 명소가 11곳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실로 놀라운 기록이다.
헝가리를 대표하는 또 하나의 상징적인 와인은 ‘아수’다.
베라 협력장에 의하면 아수는 생산공정 시 큰 비용이 발생해 ‘고귀한 와인’으로 불린다고 한다. 어느 와인보다 섬세한 생산 기술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아수는 일반적으로 포도 품종을 가리키지만 5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제조 방식을 의미하기도 한다. 귀부(貴腐) 와인으로 분류되는 아수를 만드는 데 필요한 포도는 반드시 손으로 수확한다.
그는 헝가리의 보물로 여겨지는 다른 와인들에 대해서도 언급을 잊지 않았다.
“토카이 와인을 구성하는 대표적인 포도 품종에는 푸르민트·아수·사모로드니가 있다. 헝가리에서 가장 중요한 포도 품종인 푸르민트는 드라이 와인을 만드는 데 활용한다. 아수는 스위트 와인 사모로드니로는 스위트·드라이 와인으로 만들어진다.”
아울러 “포도송이 전체로 만들어지는 토카이 와인 사모로드니는 일반 와인과 다르게 귀부 비율이 높은 포도송이로 만드는 것이 특징이다. 이 방식으로 제조하면 와인이 복합적인 향과 맛을 낸다”고 자세히 설명했다.
사모로드니는 (아수 대비) 맛이 덜 달콤해서 스위트뿐 아니라 드라이 와인으로도 만들 수 있다고 한다. 베라 협력장은 토카이 지방의 달콤한 천연 와인을 경험하기를 원한다면 사모로드니를 경험할 것을 적극 추천했다.
또한 헝가리는 지역적 특색에 따라 다양한 포도 품종을 생산하고 있다. 이 중 △푸르민트 △케크프랑코스 △빌라니 프랑 △하르쉬레벨류 △올러스리즐링은 와인 애호가들에게 꽤 알려진 품종이다.
“토카이 지방에서 가장 유명한 화이트 와인 포도 품종인 푸르민트는 고도의 산성도를 가진 탓에 특유의 강한 신맛을 내지만 숙성되면 풍부한 과일 향으로 발전한다.”
베라에 의하면 푸르민트는 토카이 지역이 원산인 만큼 이곳에서 주로 가장 많은 양이 수확되며 헝가리 전역에서 폭넓게 재배되고 있다고 한다.
“헝가리 내 가장 넓은 범위에서 생산되는 레드와인 포도 품종 케크프랑코스는 카르파티아 분지의 대표적인 품종이다. 이를 통해서는 가볍고 산뜻한 와인부터 고급 와인까지 여러 가지 와인을 생산할 수 있으며 단일 품종뿐 아니라 여러 품종을 혼합한 와인이 만들어진다.”
베라는 빌라니 프랑이라는 이름은 카베르네 프랑의 형가리식 표현이며 빌라니 와인 지역에서 생산된 포도 품종으로 만든 적색 와인이라는 설명을 보탰다.
또한 토카이 지역에서 중요한 포도 품종으로 취급하는 하르쉬레벨류는 푸르민트와 더불어 헝가리를 대표하는 고유 품종이며 과일향을 특징으로 한다.
깔끔하고 바삭한 산도를 느낄 수 있는 올러스리즐링 품종으로 만든 와인은 합리적인 가격으로 즐길 수 있어 헝가리 전반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고.
수천 년 역사의 헝가리 와인
전통적인 헝가리 와인은 고대 켈트족에서 기원을 찾을 수 있으며 로마 제국 이후 품질의 진전을 이루었다.
베라 협력장은 “다수의 헝가리산 와인은 화산재와 진흙으로 이뤄진 화산 토양으로부터 탄생하기에 미네랄 함유량이 풍부하다. 헝가리 특수 지형에서 생산된 와인이 차별적인 수분감을 가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와인을 좋아하는 애호가에게 화산작용으로 만들어진 헝가리 와인은 보물 그 자체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완벽한 준비를 마치고 한국에 상륙했지만 현재 헝가리 와인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그리 높지 않다.
베라 협력장은 이에 대해 “향후 성장 가능성을 무한하게 볼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헝가리 와인이 가진 매력이라면 대중적인 가격대에서 차별화된 고품질 와인을 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와인은 함께 곁들인 페어링 음식과의 조화가 매우 중요한데 헝가리 와인의 경우 한국 음식과 최고의 궁합을 자랑한다”며 극찬하기도 했다.
베라 협력장은 헝가리의 ‘에그리 비카바’ 와인과 관련해 흥미로운 일화를 소개했다.
16세기 헝가리 북동부 지방 에게르에서는 역사적인 전투가 벌어졌다. 1522년 비엔나로 진군하던 오스만 제국군이 에게르 지역을 침략한 것이다.
이때 성을 지키던 2000명의 군인이 비카바 와인을 통해 힘과 용기를 얻고 투르키예군의 공세를 막아냈다고 한다. 투르키예군은 와인의 붉은 빛깔을 황소의 피로 오해했다는 이야기가 전해 온다.
베라 협력장은 헝가리의 역사와 문화에서 와인은 빼려야 뺄 수 없는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며 일례로 헝가리 공식 국가에는 토카이·아수와 같은 와인 이름이 등장한다고 전했다.
유럽에서는 ‘비노’로부터 유래한 ‘와인’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과 달리 헝가리는 ‘보르’라는 헝가리식 표기법으로 부르고 있다.
이렇듯 헝가리에서는 와인을 헝가리 문화를 대표하는 존재로 여겨 큰 자긍심을 갖고 있다.
베라 협력장은 “헝가리가 주빈국으로서 공식적으로 한국에 헝가리 와인을 선보일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돼 영광”이라며 감사를 표했다.
이어 “구체적으로 엑스포라는 교류지를 통해 한·헝가리 간 생산적인 사업 관계를 구축할 수 있기를 바란다. 또한 이 특별한 인연이 그림 같은 와인 양조장을 보유한 헝가리로 한국을 초대할 수 있는 기회로 이어지기를 고대한다”며 헝가리 와인에 많은 성원과 관심을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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