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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 기사에 ‘한국인만 호갱인가?’ 하는 제목이 떴다. 호갱이라는 말을 알기는 하지만 무슨 의미인가 하여 다시 사전을 폈다. ‘어수룩하여 이용하기 좋은 손님을 낮잡아 이르는 말’이라고 나와 있다. 사전에 등재된 것을 보면 우리말인 것은 확실한데, 아직도 뭔가 미심쩍은 것이 있어 조금 더 찾아보기로 했다. ‘호갱님’이 바로 밑에 나오는데 ‘호갱’을 ‘놀림조로 이르는 말’이란다.
그러니까 호객(虎客)에서 유래한 말이다. 그러면 또 호객은 무엇인가? 우리말이 어려운 것이 아니라 세상이 어렵게 돌아가는 것이다. 호객은 ‘호구 고객’의 준말이었다. 다시 ‘호구(虎口)’란 말을 찾아야 한다. ‘1. 어수룩하여 이용하기 좋은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2. 범의 아가리라는 뜻으로, 매우 위태로운 지경이나 경우를 이르는 말 3. 바둑에서, 석 점의 같은 색 돌로 둘러싸이고 한쪽만 트인 눈의 자리를 이르는 말’이었다.
그러니까 ‘호구(虎口) 고객(顧客)님’이라고 부르던 것으로 ‘어수룩하여 속이기 좋은 사람’을 비꼬는 말이었다. 필자처럼 40여 년을 학교에 근무하다가 세상에 나오면 어딜 가나 호구가 된다. 학교에서 강의 시간에는 혼자 잘난 척해 왔지만 세상에서는 결국 ‘호갱’이 되고 만다. 참으로 무서운 세상이다.
중부대 한국어학과 교수·한국어문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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