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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행정 체제 개편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수도권 과밀화 해법과 균형 성장을 위한 방안으로 대전광역시와 충청남도 통합을 공식 제안한 것이다. 대통령이 직접 광역자치단체 통합 필요성을 언급한 것은 향후 타 시·도 통합 등 적잖은 파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대전·충남 행정 통합은 ‘2단계 행정 체제’를 뜻한다. 서울특별시처럼 행정안전부 통제를 받지 않고 총리실의 지휘만 받는 체제다. 현재 한국은 기초-광역-국가의 3단계 행정 체제가 기본이나, 대전·충남 통합으로 2단계 행정 체제가 본격적으로 자리 잡으면 새로운 행정 체제로 넘어가는 첫걸음이 될 수 있다. 중앙정부 또한 대전·충남 통합처럼 처음 추진되는 광역지자체 차원의 통합이 행정체제 개편의 선도 사례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이번 대전·충남 통합은 수도권 일극 체제를 ‘다극 체제’로 전환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기에 당위성이 크다. 지방 소멸은 수도권의 인구 급증과 궤를 같이 한다. 서울특별시 960만명, 경기도 1370만명, 인천광역시 인구 308만명 등 수도권 인구가 약 2638만명으로 국내 총인구(5112만명)의 절반(51.6%)이상이 수도권에 몰려있는 셈이다. 인구 과밀화로 주택·교통·교육·의료·복지·문화·환경 등이 악화될 수밖에 없다.
지방정부 통합이 쉽지 않은 과제인 것은 사실이지만 대한민국 균형 성장과 재도약을 위해 통합은 시대 흐름이다. 물론 행정기관 소재지나 명칭은 개방적이고 전향적으로 해결하는 게 바람직하다. 광역자치단체 간 통합이 처음 추진되는 사례인 만큼 모범 사례가 될 수 있도록 국회와 지역 정치권의 적극적인 협조가 간요하다.
더불어민주당은 대전·충남 통합으로 대한민국 균형성장의 새로운 모델을 만들겠다며 대전·충남 통합 및 충청지역 발전 특별위원회(충청특위)를 구성할 정도로 적극적이다. 나아가 충북까지 포괄하는 중부권 초광역 협력으로 대한민국 성장 지도를 바꾸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일단 환영한다는 뜻을 밝혔다. 사실 대전·충남 행정 통합 자체는 국민의힘이 주도했던 이슈다. 애초에 국민의힘 소속 이장우 대전시장과 김태흠 충남도지사, 국민의힘 성일종 의원 등이 키웠다. 대전·충남 지역 국민의힘 소속 광역단체장은 지난해 11월 ‘통합지방자치단체 공동 선언문’을 발표했고, 성 의원은 10월 ‘대전·충남특별시 설치 및 경제과학수도 조성을 위한 특별법안’을 발의한 바 있다. 그러면서도 이 대통령이 갑작스럽게 대전·충남 통합론을 꺼낸 자체가 지방선거용 아니냐는 의구심을 보이고 있다.
행정 체제 개편은 여야 합의 아래 정부가 정치권과 긴밀히 협의해 추진하길 바란다. 지방행정 체제는 1949년 지방자치법이 제정된 이래 1994년에서 1995년에 걸쳐 81개 시·군을 40개의 시로 합치는 도·농통합, 1995년 지방자치제 실시 등 부분적인 변화는 있었지만 시·도-시·군·구-읍·면·동 체제가 오랜 기간 유지돼 왔다. 하지만 도시화 진행과 교통·통신 발달 등으로 지방의 행정 환경이 급속도로 변했고, 주민생활권과 행정구역 불일치 및 행정 계층 간 권한과 책임의 불명확화를 초래했다. 이는 주민 불편과 행정 비효율 문제로까지 확대됐다.
이에 이재명정부는 민선 자치 30주년을 맞아 지역 소멸·인구 감소 등 국가적 위기에 대응하고자 행정 체제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인구·도시·지역 개발 등 행정 외 영역에서 행정 체제 개편 당위성이 힘을 얻고 있기에 정치권이 적극 나서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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