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ENC가 담당한 건설 현장에서 올해에만 여섯 번째 인명사고가 발생한데 대해 구조적인 안전관리 실패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21일 정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기획재정위원회, 인천 연수을)은 서울 여의도 신안산선 지하철 건설 현장에서 18일 발생한 사망사고와 관련해 “포스코ENC 현장의 반복되는 사망사고는 우연이 아니라 누적된 구조적 안전관리 실패의 결과”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정 의원은 “대형 공사는 위험이 불가피하다는 인식이 현장 전반에 고착화되면서 안전불감증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크다”며 “사고가 날 때마다 반복되는 사과만으로는 더 이상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번 사고는 이재명 대통령이 건설현장 안전 강화를 지시한 지 3개월 만에 다시 발생한 인명 피해라는 점에서 현장의 안전관리 체계가 근본적으로 개선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책임경영 측면에서도 포스코ENC의 구조적 문제를 짚었다. 포스코ENC는 2010년 7월부터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본사를 두고 실질적인 경영 활동을 해오고 있으며, 현장 인력을 포함해 약 1,800명의 임직원이 인천에서 근무하고 있다.
반면 포항 근무 인원은 약 500명 수준에 그치지만, 법적 주소지는 1994년 이후 현재까지 포항에 유지되고 있다.
정 의원은 “법적 소재지 변경은 정관 변경과 주주총회 의결 등 절차가 명확히 규정된 사안”이라며 “책임경영 차원에서 수개월 전부터 문제를 제기해 왔지만, 포스코ENC는 ‘절차가 까다롭다’는 설명만 반복해 왔다”고 밝혔다.
이어 “경영의 중심과 인력은 송도에 두면서 법적 책임의 주소지는 다른 지역에 두는 현재의 구조가 책임경영 원칙에 부합하는지 근본적인 질문이 필요하다”며 “이율배반적인 경영 구조 속에서 건설현장 사고 같은 문제가 반복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의원은 송도국제도시를 지역구로 둔 국회의원으로서 포스코ENC의 지역 내 역할도 지적했다. 포스코ENC는 송도 전반에 걸쳐 대규모 아파트 단지와 도로, 공공 인프라 건설을 다수 수행해 왔다.
정 의원은 “포스코ENC는 단순히 공사를 수행하는 건설사가 아니라 시민의 주거와 일상, 안전을 직접적으로 책임지는 기업”이라며 “건설의 양이나 속도가 아니라 사고와 하자를 줄이고 주민의 삶의 질과 안전을 높이는 건설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 “사장과 경영진이 책임을 언급하는 동안 현장에서는 같은 사고가 반복되고 있다”며 “올해에만 수차례 인명사고가 발생했음에도 안전관리 체계에서 실질적인 개선의 흔적을 찾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정 의원은 끝으로 “이제 선언과 사과로 책임을 대신할 수 있는 단계는 지났다”며 “포스코ENC 대표와 경영진이 직접 현장 안전과 조직 혁신의 최전선에 나서 전면적인 안전관리 개혁과 책임 있는 경영을 즉각 추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경찰에 따르면 신안산선 복선전철 4-2공구에서는 지난 18일 오후 1시22분경 지하 70m 현장에서 철근 구조물 낙하로 1명이 숨지고 1명이 부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외 올해 포스코이앤씨 공사현장에서는 공사현장에서 발생한 올해 인명사고는 △1월15일 발생한 경남 김해시 아파트 신축현장에서 작업 중 추락사고로 1명 사망 △4월11일 경기도 광명시 신안산선 복선전철 지하터널 건설현장의 붕괴사고로 1명 사망 △4월21일 대구시 주상복합 아파트 신축 공사현장에서 추락사고로 1명 사망 △7월28일 경남 의령군 함양-울산 고속도로 공사현장에서 천공기 끼임사고로 1명 사망 △8월4일 경기도 광명시 서울-광명 고속도로 연장공사 현장에서 감전 사고로 인한 1명 사망 등이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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