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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이 발송한 ‘빚 독촉장’이 최근 4년 사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침체 속 생활자금이나 보증금 등 소액 채무를 감당하지 못한 서민들이 법적 추심 절차로 내몰리고
있다.
16일 허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법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법원이 발송한 이행권고결정문은 28만 4317건으로 2020년 3047건과 비교해 무려 93배 증가했다. 올해 역시 상반기에만 19만 5,006건이 발송되는 등 급증 추세다.
이행권고결정문은 3천만 원 이하 소액사건에서 법원이 채무이행을 권고하는
결정문으로, 채무자가 이의신청을 하지 않으면 재판 없이도 확정판결과 동일한 효력을 갖는다.
강제집행으로 이어지는 사례도 빠르게 늘고 있다. 부동산 경매개시결정문
발송 건수는 2020년 4193건에서 지난해 35만 894건으로 4년
새 약 84배 급증했고, 자동차 경매개시결정문은 같은 기간 1564건에서 2만 7745건으로
17배 이상 증가했다.
‘통장압류’로 불리는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 결정문은 2020년 345만 8764건에서
지난해 509만 4344건으로 꾸준히 늘었다. 이른바 ‘빨간딱지’로 불리는 유체동산 가압류결정 역시 같은 기간 444건에서 618건으로 39.2% 증가했다. 채무불이행이
단순 연체를 넘어 생활기반의 상실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심화된 모습이다.
채무불이행자명부 등재 결정문은 올해 상반기에만 8066건이 발송돼
지난해 전체(921건) 대비 8배 넘게 급증했고, 4년 전인
2020년(4599건)보다 1.8배 늘어났다. ‘주홍글씨’로도
불리는 채무불이행자명부 등재는 채무자가 6개월 내에 빚을 갚지 않으면 채권자가 법원에 등재를 신청해
채무자의 신용거래를 제한할 수 있게 한 제도다.
허영 의원은 “올해 상반기만 집계된 수치임을 감안하면 연말에는 모든 항목이 역대 최고치를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단순한 법원 행정량 증가가 아니라, 가계부채의 구조적 위기를
보여주는 긴급신호”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와 금융기관은 채무조정·회생제도의 실효성을 전면 점검하고 새도약기금 등 배드뱅크가 실질적인 재기 발판으로
작동하도록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며, “법적 추심 이전 단계에서 조기경보와 상담이 이뤄지는 사회적 완충장치
강화도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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