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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의 구속영장 기각을 계기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수사 역량과 존재 이유를 둘러싼 ‘무용론’이 다시 불붙고 있다. 출범 5년 동안 구속영장 발부율 25%, 기소 6건에 그친 공수처는 실적 부진과 조직적 한계를 드러냈다는 비판이 나온다. 특히 공수처 검사들이 참여한 특검 수사에서조차 법원이 제동을 걸면서 공수처가 ‘무력한 상징기관’으로 전락했다는 지적이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2021년부터 올해 8월까지 공수처의 구속영장 발부율은 25%에 불과했다. 검찰의 같은 기간 평균 발부율이 80%에 달하는 점을 감안하면 수사력과 기소 역량이 구조적으로 뒤처진다는 평가가 나온다.
공수처가 재판에 넘긴 사건은 6건뿐이며 검찰에 기소를 요청한 사례도 14건에 그쳤다. 사건 접수 건수는 2022년 3025건에서 2024년 1687건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인력난도 심각하다. 현재 검사 정원 25명 중 4명, 수사관 40명 중 2명이 결원 상태이다. 이 중 일부는 특검에 파견돼 수사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번 박 전 장관 영장 기각 사건에서도 공수처의 한계가 그대로 드러났다. 법무·검찰 관련자에 대한 공정성 논란을 피하기 위해 공수처 검사들이 조은석 특별검사팀에 합류했지만 법원은 “위법성 인식에 다툼의 여지가 있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정치권에선 ‘특검의 무리한 수사’와 ‘내란 범죄에 대한 법원의 소극적 태도’ 비판이 엇갈리며 공수처 수사 역량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공수처의 수장이 직무유기 혐의로 특검 수사를 받게 된 점도 부담이다. 오동운 공수처장이 순직 해병 사건을 제대로 처리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순직 해병 특검의 압수수색을 받으면서 조직 전체의 신뢰도에 금이 갔다는 평가다.
권력형 비리 수사를 전담하는 독립 행정기구인 공수처가 ‘정치적 명분만 남은 기관’으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거세다. 권력 감시 상징이던 공수처가 이제는 제도 실패 아이콘으로 남을 위기에 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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