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해킹 공포…'예외없는 타깃' 국민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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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세희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9-11 13:50:55

▲ 잇단 통신사 해킹 등과 관련 보안 침해 사고에 대한 공포심이 확산되고 있다. 게티이미지.

“이제 내 개인정보는 다 털렸구나, 내 비밀이 유지되기 힘든 세상이 됐구나, 자포자기 심정이 된다. 소액결제 사고 등은 절대 이용자들의 피해가 생기지 않도록 인증 시스템 강화 대책이 필요하다.(주류 수입유통업체 간부 박 모씨, 58)” “중국이 개입하지 않았나 하는 우려가 있다. 사업상의 비밀이 다 유출되지 않았을지 걱정이다. (건축사업자 권 모씨, 57)” “통신사 뿐 아니라 가전제품을 사용하기만 해도 그걸 해킹해서 개인에 대한 정보가 중국 데이터베이스로 넘어가는다는 말도 들었다.(가정 주부 손 모씨, 44)” “국내든 외국이든 국가적 배후가 개입한 사건일 수도 있고, 사기범죄자 소행일 수도 있다.(사업체 대표 김 모씨, 52)”.

이용자 2천300만여 명 전체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SK텔레콤 해킹 사태의 충격이 가시기도 전, 다시 '불법 초소형 기지국'을 이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사상초유의 KT 무단 소액결제 피해가 발생하면서 이동통신 3사는 물론 사회 전체가 '해킹 공포'에 떨고 있다. 스카이데일리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시민들은 개인정보 유출과 국가적 배후 개입 우려를 표명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1일 KT 무단 소액결제는 소규모 셀 또는 '펨토셀'이라고 불리는 초소형 기지국을 통해 이뤄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펨토셀은 반경 10m 통신을 제공하는 가정이나 소규모 사무실용 초소형, 저전력 이동통신 기지국으로 데이터 통신량 분산이나 음영지역 해소 목적으로 사용되며 ‘펨토 AP(Access Point)’로도 불린다.

이 같은 불법 초소형 기지국을 이용한 해킹이 국내에서 발생한 것은 처음으로 알려졌다. 그 실체와 정확한 수법은 아직 명확히 드러나지도 않은 상태다.

KT 측은 1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실제 운용되는 기지국은 다 정확하게 관리되고 있다”면서도 “이번에 이런 장치는 저희가 사용하지 않고 관리시스템에도 없어 실제 ID만 보였지 실체를 아직 모르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에도 불법 기지국의 존재 여부를 파악하도록 요청했고, 두 회사는 불법 기지국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과기정통부에 보고했다.

또 계속 발생하는 해킹 사건이 단순히 금전적 목적의 해커들 소행인지, 북한 등 제3국이 배후에 있는지도 명확히 규명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미국 사이버보안 전자잡지 ‘프랙’이 북한 정찰총국 산하 해커조직인 ‘김수키(Kimsuky)’ 소속 해커의 컴퓨터를 화이트 해커를 통해 해킹해 봤더니 한국 정부 기관과 통신사를 공격한 흔적이 나왔다'고 보도한 것도 최근의 일이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도 10일 KT 소액결제 사건과 프랙의 해킹 정황 공개를 언급하며 KT와 LG유플러스의 이용자 정보 유출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류제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2차관은 전날 브리핑에서 지난 4월 SK텔레콤 해킹 침해사고, 이번 KT 휴대전화 소액결제 피해와 함께 “국가 배후 조직의 해킹 정황"도 거론하며 "상황을 엄중히 보고 있다”고 말했다. 류 차관은 “이번 소액결제 피해 사고와 김수키 관련 사건의 연관성에 대해서는 지금 단계에서 말씀드리기 어려울 것 같다”면서도 “두 사건의 관련성에 관해서도 확인해 보겠다”고 말했다.

통신사들은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보안 강화에 절치부심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 4월 사이버 해킹 침해 사고 이후 비정상 인증 차단시스템(FDS) 기능을 고도화하고, 유심 보호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해 정보 유출로 인한 2차 피해를 막았다고 전했다. 7월에는 5년간 7천억 원에 이르는 투자로 세계 최고 수준의 정보 보호 체계를 갖추겠다는 '정보보호혁신안'을 발표했으며 지난달에는 최고경영자 직속 통합보안센터(CISO) 조직을 정식 출범했다.

LG유플러스는 현재까지 언론에 보도된 가상 기지국 해킹 사례 조사 결과 자사의 경우 확인된 바 없었다며, 소액결제 보안을 위해 실시간 모니터링과 2단계 인증을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당국의 권고에 따라 ARS 인증을 제외하고, 업종별 소액결제 한도를 10만 원으로 조정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KT의 구재형 본부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정상적인 기지국과 관리되지 않는 기지국을 주기적으로 체크를 해서 매일 관리를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페이크 기지국’이라고 나오는 부분도 준비는 하고 있었다”며 이상 패턴을 보이는 기지국 ID 역시 시스템에서 관리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그런데도 불법 장치가 접속된 것에 대해서는 “조사를 해봐야 확인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모든 대응에도 불구하고 고도화하는 해킹 기술을 따라잡기엔 역부족이라는 비관도 나온다. 현재와 같이 일상적인 대응으로는 고도화하는 해킹을 막기 어렵다고 우려한다. 특히 AI가 해킹에 본격적으로 사용될 경우 피해는 기하급수적으로 커질 수 있다는 우려는 이미 상식화되어 있다.

맹세희 기자 msh@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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