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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과 함께 본격적으로 출범한 트럼프 행정부 2기는 미국의 동맹 정책 전반에 근본적인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특히 한미일 삼각 안보협력 구도가 기존의 양자 중심 구조를 벗어나, 점점 더 다자적이고 제도화된 형태로 나아가면서 이른바 ‘NATO형 집단방위 체제’로의 실질적 전환 가능성이 가시화되고 있다. 이는 단순한 군사적 협력 확대를 넘어, 상호 방위 의무의 제도화, 공동 작전 계획 수립, 정보·무기체계 통합 등 전방위적 군사 연동을 의미한다.
이러한 변화는 대한민국에게 동맹의 지속 여부를 넘어서는 중대한 전략적 결단을 요구한다. 한편으로는 북핵 위협·중국 영향력 확대에 대응하기 위한 현실적인 안보 선택으로 집단방위에 참여할 필요성이 제기되지만, 동시에 한국의 전략적 자율성과 주권적 외교공간은 위축될 위험에 처하게 된다. 나아가 한국은 자칫하면 미·일 주도의 안보 구도에 종속됨으로써, 동북아에서의 균형자 내지 중재자 역할이라는 외교적 입지를 상실할 수 있다.
이 같은 한국은 단순한 ‘따르기’가 아니라, 동맹 구조의 설계자이자 조정자로서의 능동적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 집단방위의 참여 여부를 둘러싼 논의는, 방어만이 아닌 미래의 외교·안보 정체성과도 직결되는 중층적 과제를 안고 있는 것이다.
신치범 건양대학교 군사학과 교수는 스카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한미일 안보협력은 이제 선택이 아닌 구조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며 “한국은 더 이상 수혜자에 머물러선 안 되고, 설계자 역할로 전환해야 할 때”라고 진단했다.
다음은 신 교수와의 일문일답.
Q. 트럼프 2기 출범 이후 한미일 안보협력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다고 보나?
A. 트럼프 대통령은 1기에 이어 2기에도 동맹을 ‘거래’로 보는 시각을 고수하고 있다. 방위비 분담금 인상 요구, 주한미군 감축 시사 등이 그 연장선에 있다. 이번에는 이러한 기조에 더해, NATO식 집단방위를 아시아에 적용하려는 움직임이 뚜렷하다.
엘브리지 콜비 미국 국방부 정책차관이 아시아 동맹과의 집단방위 강화를 언급한 바 있는데, 이는 NATO 제5조 ‘한 나라에 대한 공격은 전체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의 원칙을 아시아 지역에도 확대 적용할 수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Q. 현재 한미일 협력의 제도화 수준은 어느 정도인가?
A. 과거 한미일 협력은 한미, 미일이라는 양자 동맹을 기반으로 했지만, 최근에는 3자 협력이 구조화되고 있다. 2023년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 이후 실시간 미사일 경보 공유, 정보공유 약정(GSOMIA), 합동훈련 정례화 등이 진전되며 제도화 수준이 높아졌다.
쿼드(QUAD), 오커스(AUKUS) 등 인도·태평양 다자 협력체와의 연계도 검토되면서, 한반도 중심 방어 개념을 넘어 대만해협과 남중국해까지 포괄하는 집단방위 구상으로 확장되는 양상이다.
Q. 이런 동맹 강화가 북·중·러 결속을 자극할 가능성은 없을까?
A. 충분히 우려할 만한 지점이다. 북한은 러시아에 포탄과 미사일을 제공하고, 러시아는 위성과 첨단 기술을 북한에 넘긴다는 관측이 있다. 중국은 이를 묵인하거나 간접 지원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동시에 북한의 핵 능력도 고도화되고 있다.
일부 분석에 따르면 2030년까지 북한은 300기 이상의 핵탄두를 보유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미일 협력이 강화될수록 북·중·러의 밀착 또한 가속화되는 상황이다.
Q. 이런 국제 안보 환경에서 한국이 취해야 할 전략은 무엇인가?
A. 네 가지 방향을 제안하고 싶다. 첫째, 외교적 소통의 제도화가 필요하다. 한미일 협력의 방어적 성격을 중국과 러시아에 명확히 설명하고, 고위급 안보 대화나 지역 다자 협의체를 통해 오해와 충돌을 방지해야 한다. 둘째, 경제안보와 공급망 관리가 중요하다. ‘한미일 공급망 조기경보체계(SCEWS)’를 통해 위기 대응 능력을 높이고, 동시에 중국과의 경제 협력도 전략적으로 조율해야 한다.
셋째, 국방의 자강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니다.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KAMD), 정찰 위성, 사이버 방어력 등을 확보해 동맹 내 자율성과 발언권을 높여야 한다. 넷째, 포괄안보 구상을 통해 쿼드와 오커스와의 연계를 배타적인 동맹이 아닌, 포용적이고 유연한 지역안정 메커니즘으로 전환해야 한다. 동시에 아세안, 인도 등 주변국과의 균형외교도 병행할 필요가 있다.
Q. 지금 한국에게 가장 필요한 태도는 무엇이라고 보나?
A. 한국은 더 이상 미국 동맹 질서의 수혜자에 머물러선 안 된다. 이제는 동북아 안보 구조를 ‘설계’하는 국가가 되어야 한다. 동맹과 전략적 자율성을 어떻게 조화시키느냐가 향후 10년의 안보 지형을 결정지을 것이다. 단순한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전략적 설계 능력이 요구되는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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