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美에 관용 없다”… 컬럼비아대 親팔레스타인 시위자 추방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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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영주권자·알레리시민권자 칼릴 절차적 하자 주장… 항소할 듯

임명신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4-12 11:07:36

▲ 지난달 14일 미국 뉴욕 컬럼비아대 앞에서 이 학교 대학원생 마흐무드 칼릴의 석방을 촉구하는 시위대 모습. 컬럼비아대는 작년 4월부터 미 대학가 집회의 시발점이었다. 일찍부터 비판적인종이론과 젠더이데올로기 등 정치적올바름(PC)주의 학풍이 강한 곳이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은 반미적 사상·행보를 전처럼 관용적으로 대하지 않을 태세다. 반국가적 경향의 규모와 존재감이 위협적인 수준에 이르렀다고 판단하기 때문일 것이다. 작년 4월부터 미 대학가를 뜨겁게 달군 친팔레스타인·반전 시위에 앞장섰다가 최근 이민당국에 체포된 컬럼비아대 대학원생이 추방될 위기에 놓인 것도 대표적 사례다. 11일(현지시간) AP·로이터통신·NBC방송 등에 따르면 이날 루이지애나 이민 판사 제이미 코먼스는 미 정부가 마흐무드 칼릴(30)을 추방할 수 있다고 판결했다.

칼릴은 작년 시위 격화 당시 시위대 집행부 일원으로 대학 측과의 협상 및 언론 대응을 맡았었다. 전미 대학가 시위의 시발점인 컬럼비아대는 민주당 강세 지역 뉴욕 소재의 세계적 명문이다. 일찍부터 인문·사회과학 분야에 비판적 인종이론과 젠더이데올로기가 이 대학의 인문·사회 과학 분야를 지배해 왔으며 커리큘럼과 교수진에 반미 성향이 보편적인 곳이다. 이들이 장치 세계 각지의 학자 등 오피니언 리더들이 된다는 점에서 전 세계 반미의 아성이기도 하다.

칼릴은 지난달 8일 컬럼비아대 캠퍼스 인근의 대학 소유 아파트에서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들에 의해 체포된 뒤 루이지애나에 있는 이민자 구금시설로 이송됐다. 시리아의 팔레스타인 난민캠프에서 태어난 그는 알제리 시민권 보유자이며 작년 미 영주권을 취득했다. 그의 아내가 미국 시민권자라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이날 코먼스 판사는 칼릴이 국가안보를 위협할 수 있다는 국무부 측 주장을 받아들였다. 마코 루비오 국무부 장관이 법원에 제출한 문서에서 칼릴의 “과거·현재 내지 예상되는 신념·진술 등을 통해 그가 미국에 머무르도록 허용돼야 하는지 결정할 수 있다”고 짚었다. 국무부에선 이민자들의 체류 비자를 취소할 법적 근거로 1952년 제정된 이민·국적법 조항을 내세운다. “(미 국무장관이) 잠재적으로 심각한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하리라 판단된 이민자를 추방할 수 있다는 내용의 조항이다.

이날 칼릴 측은 국무부 주장을 받아들인 법원 판결에 강하게 반발했다. “적법 절차와 근본적인 공정성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 그런 원칙들 중 어떤 것도 오늘 존재하지 않았다”며 “이것이 바로 트럼프 행정부가 나를 가족으로부터 1000마일 떨어진 이 법정으로 보낸 이유”라고 목소리 높였다. 칼릴의 변호인단 역시 “이게 끝이 아니다. 우리의 싸움은 계속된다”며 항소할 뜻을 내비쳤다.

루비오 장관은 지난달 국무부가 300명 넘는 유학생의 체류 비자를 취소했고 향후 이런 조치를 이어갈 것임을 밝힌 바 있다. 전날 백악관 각료회의에서 그는 대학 캠퍼스 시위대를 “미치광이들”로 지칭했으며 “도서관 파손, 캠퍼스 점령 등 온갖 미친 짓을 하고자 온다면 그런 사람들을 우린 계속 제거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영어에서 ‘미치광이’란 열정적 성향을 지닌 과격 분자를 지칭하는 일반적 단어다.

임명신 기자 imms@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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