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민 통합·시대 변화 담을 개헌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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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원식 국회의장 제안에 민주당 이재명계는 시큰둥
특정 정치 세력의 ‘정략적 개헌’ 추진은 경계해야
국회 개헌특위 중심으로 ‘여야 합의’ 통해 추진을

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4-08 00:02:02

▲ 우원식 국회의장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개헌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개헌이 다시 화두가 되고 있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이번 대통령 선거일에 개헌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를 동시에 시행하자고 제안한 것이다.

정당과 정파별 유·불리를 떠나 승자 독식의 위험성을 제거하고 국민 주권이 보장되는 방향으로 가기 위해서는 권력 분산과 국민 통합을 위한 협치를 실효적으로 제도화하는 개헌 필요성이 작지 않다.

사실 현행 헌법은 산업화 시절인 1987년 국민소득 3000달러 시대에 만들어져 오늘날의 시대정신과 사회의 변화를 담지 못하고 있다. 정치권에서 ‘1987년 체제’ 한계에 대한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으나 제도적으로 풀어내지 못한 것이다. 이번 21대 대선을 앞두고 더 이상 개헌 논의를 지체해선 안 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여야를 막론하고 차기 대권 주자로 거론되는 정치인들도 각자 개헌 관련 입장을 밝히고 있다. 대체로 ‘4년 중임제’를 들고 나오지만 막상 각론으로 들어가면 입장이 각기 달라진다. 예컨대 차기 대통령 임기 단축이나 그다음 대선 출마 여부 등 대선 주자들의 셈법에 따라 입장차를 보이는 것이다.

관건은 192석의 거대 야권을 거느리고 있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민주당 지도부와 친명(친이재명)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내란 종식이 우선”이라며 개헌보다는 윤석열 정권 척결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헌법은 국가의 통치 조직과 통치 작용의 기본원리 및 국민 기본권을 보장하는 근본 규범이다. 한 국가 구조의 근간이라고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본다면 헌법이란 국가 기본법으로서 국가의 구성·조직·작용과 기본권 보장에 관한 기본 원칙을 규정한 근본법이며 최고의 수권법이라고 할 수 있다.

1789년 프랑스 인권선언 제16조에 “권리의 보장이 확보되지 않고 권력 분립이 되어 있지 아니한 모든 사회는 헌법을 가졌다고 할 수 없다”고 명시된 데에서도 알 수 있는 바와 같이 기본권 보장과 권력 분립은 헌법의 불가결한 내용이다.

이런 측면에서 개헌의 당위성은 작지 않은 공감대를 지닌다 하겠다. 지금까지 우리 정치는 다수당의 독재에 의한 제왕적 국회(입법부)의 권력 독점과 이에 저항하는 상대 정당의 반발로 극단적인 정쟁이 일상화돼 정치 혐오가 극단에 이르렀다.

또한 ‘정권 견제’를 위해 만들어진 헌법 아래에서 대결의 정치로 세월을 보내는 동안 한국은 저성장·양극화, 저출생·고령화의 구조적 문제에 직면했다. 4차 산업혁명시대를 먼저 이끄는 퍼스트 무버(first mover)를 위한 법적 뒷받침도 긴요하다. 따라서 단임에서 4년 중임제 등으로 원 포인트 개헌이라도 해야 한다.

대통령 임기(5년)와 국회의원 임기(4년)가 다르기에 대선·지방선거·총선이 불규칙하게 치러지는 ‘이격 현상’의 문제점을 해소할 필요도 있다. 임기를 같게 만든 뒤 대선과 총선을 동시에 실시하고, 중간평가 성격의 지방선거를 그 사이에 배치하는 게 바람직하다. 정치 안정 효과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물론 개헌은 신중해야 한다. 개헌은 국가의 백년대계, 곧 국정운영 시스템을 전환하는 일이다. 개헌을 통해 정부와 국회, 여당과 야당, 다수당과 소수당이 견제와 균형, 대화와 소통을 통해 분권과 협치를 제도화하는 선진국형 틀을 구축해야 한다.

경계할 일은 정파적 이익이다. 대한민국의 50년·100년 미래를 이끌어 나갈 미래지향적인 헌법을 국민과 함께 만들어 가야 한다는 역사적 사명감을 지녀야 한다. 오해와 혼선을 방지하기 위해 정부 내에 개헌특위를 다시 만들지 말고, 국회 개헌특위가 중심이 되어 반드시 ‘여야 합의’로 개헌을 이끌어내는 게 바람직하다.

스카이데일리 skyedaily@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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