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오프라인 유통 기업들이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5년간 임직원을 1만2700명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 트렌드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변화하면서 오프라인 유통이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가파르게 오른 인건비 부담과 실적 개선 개선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앞으로 오프라인 유통사들의 인력 구조조정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쇼핑·이마트·홈플러스 유통 대기업의 최근 5년 새 줄인 임직원은 1만2711명에 달했다.
롯데쇼핑의 인력 감축이 두드려졌다. 롯데쇼핑의 임직원은 2019년 2만5298명에서 작년 1만8832명으로 25.5% 감소했다. 백화점·대형마트·e커머스 등 롯데쇼핑 내 전 사업부에서 인력 감축이 이뤄졌다.
이마트도 같은 기간 2만5779명에서 2만1574명으로 16.3% 줄었다. 홈플러스는 같은 기간 9.4% 줄어 1만9536명까지 축소됐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소비 트렌드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변화하면서 오프라인 유통이 직격탄을 맞은 영향이다. 유통 3사는 임직원 구조조정을 통해 비용을 줄인 것이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성장세가 꺾이자 유통업체들의 매출도 줄었다. 롯데쇼핑의 매출도 2022년 15조4760억 원에서 2024년 13조9866억 원으로 9.7% 감소했다. 이마트는 같은 기간 29조3000억 원에서 29조 원으로 줄었다. 홈플러스도 같은 기간 20% 감소한 5조5000억 원을 기록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격차도 커지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월 온라인 유통업체는 전년 대비 16.7% 성장했다. 반면 오프라인 매출은 7.7% 역성장했다. 세부적으로는 대형마트가 18.8%로 감소폭이 가장 컸다. 다음으로는 △편의점(4.6%) △백화점 3.6%) △준대규모점포(1.2%) 등 모든 업태에서 매출이 감소했다
오프라인 유통사들의 인력 구조조정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실적 개선이 쉽지 않고 비용 효율화를 위한 가장 간단한 방법이 구조조정이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경영자총협회가 30인 이상 기업 239개사 최고경영자(CEO)와 임원을 대상으로 진행한 기업 경영 전망 조사를 살펴보면, 올해 국내 기업 절반·대기업 60% 이상이 긴축 경영에 나설 거라는 입장을 내놨다.
그만큼 불확실성이 심화하면서 기업 경영 위기감이 커졌다는 방증이다. 글로벌 투자은행(IB) 8곳이 제시한 올해 실질 GDP 성장률 평균 전망치는 기존 1.8%에서 0.1%p 하락한 1.7%로 집계됐다.
이러한 추세는 비단 오프라인 유통기업에서만 보이는 현상은 아니다. e커머스 업계도 쿠팡을 제외하곤 대부분 구조조정 중이다. 티몬·위메프는 한때 각각 1000명을 웃돌던 직원 수가 현재 100명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11번가·SSG닷컴·G마켓 등도 작년 희망퇴직을 받는 등 지속해서 직원 수를 줄이고 있다. 11번가·SSG닷컴 등은 최근 본사를 이전하며 직원들의 자연 퇴사를 유도했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온라인 업체들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자동화 및 정보기술 등으로의 대처가 빠른 속도로 이루어지는 상황에서 어려움을 맞이한 업계가 생존 전략으로 인건비 축소를 꺼내든 것”이라면서 “기업 운영에 있어 가장 비중이 큰 것이 인건비이기 때문에 어려운 상황에서 인력 구조조정은 불가피하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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