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빈집 153만 가구… 전체 주택 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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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소멸 위기 가속화 신호

임한상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3-05 11:04:53

전국적으로 빈집이 급증하며 2023년 말 기준 153만 가구에 달해 전체 주택의 7.9%를 차지했다. 특히 농어촌 지역에서는 인구 감소와 함께 빈집 방치가 지역 소멸을 가속화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에 지자체들은 빈집 정비와 재활용 방안을 모색하고 있지만 예산 부족과 법적 제약으로 속도를 내지 못하는 실정이다.

5일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3년 말 기준 전국의 빈집은 153만4000가구에 달하며 이는 전체 주택의 7.9%를 차지하는 수치다. 빈집 증가율은 2015년 대비 43.6% 상승했으며 특히 지방과 농어촌 지역에서 두드러진다.

농어촌 지역의 빈집 문제는 단순한 주택 공실률 증가를 넘어 지역 소멸 위기와 직결된다. 인구 유출과 고령화가 가속화되면서 많은 주택이 방치되고 있으며 이에 따른 도시 슬럼화와 범죄 발생 우려도 커지고 있다. 지자체들은 빈집 정비와 활용 방안을 적극 추진하고 있지만 예산 부족과 법적 한계로 인해 해결 속도가 더딘 상황이다.

특히 농어촌 지역의 빈집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2023년 기준 전국적으로 6만5000여 동의 농촌 빈집이 확인됐으며 이 중 상당수가 철거 대상이다. 전남의 경우 전체 빈집 중 3분의 1이 몰려 있으며 그중 상당수는 발암물질인 슬레이트 지붕을 가진 낡은 주택으로 주민 건강과 환경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자체들은 빈집 정비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예산 부족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전남도는 2027년까지 140억 원을 투입해 매년 2000호씩 정비할 계획이지만 인구 감소 속도를 고려하면 실효성이 낮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한 빈집이 개인 재산이기 때문에 강제 정비가 어려운 점도 문제다. 현재의 법 체계로는 소유자의 자발적인 정비를 유도하기 어렵고 법적 분쟁 가능성도 크다.

일부 지자체는 빈집을 활용한 생활인구 유입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경상북도는 폐교나 빈집을 리모델링해 청년 창업공간이나 문화예술 공간으로 활용하는 ‘유휴자원활용 지역활력사업’을 진행 중이다. 부산시는 워케이션(원격근무+휴가) 사업을 통해 생활인구를 유입하고 있으며 강원도는 타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생활도민증’을 발급해 관광·숙박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이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기에는 한계가 있다. 빈집을 정비해 새로운 용도로 활용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고 재정 지원도 부족하기 때문이다. 또한 빈집 활용 정책이 일부 지역에서만 시범적으로 진행되는 수준이라 전국적인 문제 해결에는 미흡하다.

전문가들은 빈집 문제 해결을 위해 보다 적극적인 정부 개입과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빈집 문제는 단순한 부동산 시장의 이슈를 넘어 지역 소멸과 직결된 만큼 체계적인 국가 차원의 대응이 시급하다. 빈집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곧 지역 소멸을 막는 실마리가 될 수 있는 만큼 정부와 지자체의 적극적인 대응이 요구된다.

임한상 기자 hsr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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