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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포천시 이동면 노곡리에서 발생한 KF-16 전투기의 오폭 사고가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6일 한미연합훈련 중 공군 전투기 두 대가 공대지 폭탄(MK82) 8발을 민간 지역에 투하하면서, 전례 없는 군 오폭 사고로 기록됐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주택과 차량이 파손되는 등 물적 피해가 발생했다.
군 당국은 이번 사고의 원인을 “조종사의 좌표 입력 실수”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전투기의 폭탄 투하 절차상 여러 차례 확인 과정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 같은 실수가 발생한 점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 조종사 실수? 확인 절차 문제?… “군의 해명 부족”
공군 발표에 따르면, 이번 사고는 KF-16 조종사가 폭탄 투하 좌표를 잘못 입력하면서 발생했다. 전투기에는 하드디스크 방식의 좌표 저장 시스템이 있으며, 조종사는 비행 전 해당 좌표를 입력하여 저장한 후 출격하여 투하하는 방식이다.
공군 관계자는 “조종사는 이륙 전, 비행 중, 투하 직전 최소 세 차례 이상 좌표를 확인해야 한다”면서도 “이번 사고의 경우 조종사가 이 절차를 제대로 수행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군 내부 소식통들은 이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한 전직 공군 조종사는 “조종사가 좌표를 잘못 입력하더라도, 투하 직전 육안으로 목표물을 확인해야 하는데 이 과정이 생략된 것 같다”며 “더군다나 2번기 역시 같은 실수를 반복했다는 점에서 더욱 의아하다”고 지적했다.
◇ "MK82 위력 과장됐다… 하지만 오폭은 중대 사건“
MK82 폭탄은 500파운드(227kg)급 재래식 폭탄으로, 공군에서는 훈련 및 실전에서 주로 사용한다. 일부 언론에서 ”마을 하나를 날려버릴 위력이라고 보도했지만, 군 전문가들은 이러한 주장이 다소 과장되었다고 지적한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언론 인터뷰에서 “MK82는 자유낙하 방식의 폭탄으로 마트 기능이 없는 전형적인 재래식 무기”라며 “500파운드급 폭탄 중에서도 가장 위력이 낮다”고 밝혔다. 또한 “폭탄의 살상 반경이 30~40m 수준이며 구조물 완파 능력도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문제는 폭탄의 위력보다도 오폭 자체가 발생한 경위다. 전술 항공 작전에서 조종사는 좌표를 직접 입력하고, 여러 차례 확인하는 절차를 거치게 되어 있다. 그럼에도 조종사의 실수로 인해 8발의 폭탄이 민가에 투하되었다는 점은 군 내부 시스템의 문제를 시사한다.
◇Link-K 전력화 필요성… “오폭 방지 시스템 구축해야”
이번 사건을 계기로, 군 내부에서는 전술 데이터망(Link-K) 도입 필요성이 다시 제기되고 있다.
Link-K는 지상·해상·공중의 다양한 무기체계 간 전술 정보를 실시간 공유하는 네트워크로, 목표 좌표를 보다 정확하게 설정하고 실수를 방지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군 관계자는 “Link-K 시스템이 전력화되어 있었다면, 조종사의 단순 좌표 입력 실수로 인한 오폭은 방지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앞으로 전술 정보 통합 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공군은 이번 오폭 사고에 대한 추가 조사를 진행 중이며, 조종사의 실수인지, 시스템상의 오류인지에 대해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이 한미연합훈련 중 발생한 점을 감안한다면, 단순한 조종사 과실로만 치부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군의 구조적 문제와 전술 데이터망 미비가 초래한 이번 사건이 향후 어떻게 수습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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