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공항 ‘조류 충돌’ 위험 경고에도 퇴치반 인원 4명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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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 주변서 텃새·철새류 서식… 5년간 조류 충돌 사고 5건 발생

이유경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1-01 12:16:53

▲ 무안공항 주변 조류 활동 지역.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통합관리시스템 항공정보간행물 캡처

제주항공 여객기 충돌 폭발 사고로 2명의 생존자를 제외한 179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가운데 사고 원인으로 ‘버드 스트라이크(조류 충돌)’로 촉발된 기체 이상 가능성이 지목됐다.

1일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통합관리시스템에 따르면 2015년 발간된 항공정보간행물에 무안공항 주변 해안 및 습지 서식종인 텃새류(검은부리까치·꿩 등)과 철새류(청둥오리·왜가리 등)가 명기된 것으로 확인됐다.

사고 발생 오래전부터 무안국제공항에 이들 조류가 서식하고 있다는 사실이 공공연하게 알려지며 조류 충돌 우려가 표출된 셈이다.

자료에서는 조류의 활동 양태와 공항 주변 새들이 활동하는 4곳의 지역을 묘사한 지도도 함께 게재됐으며 지도상에 표시된 4개의 조류 활동 지역은 공항을 둘러싼 모양으로 분포돼 있다.

간행물은 겨울철 공항 주변에서 모습을 드러내는 청둥오리가 아침과 저녁 시간에 활발하게 활동하며 높은 고도에서 날며 활동 반경이 낮은 고도에서 이뤄지는 대다수 텃새는 낮에 주로 활동한다고 설명했다.

간행물은 또 조류 출몰이 잦은 무안공항에서 대처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담았다. 무안공항은 조류 충돌을 예방하기 위해 △가스포 △조류 퇴치 음파 △사격 등의 방식을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행 중인 항공기와 조류가 충돌하는 버드 스트라이크 사고는 발생 시 위험성이 크다. 새가 항공기 엔진 내부로 빨려 들어가 엔진이 손상을 일으키거나 폭발과 함께 엔진이 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무안공항을 운영하는 한국공항공사는 2020년 6억 원 규모의 ‘조류 충돌 예방을 위한 공항 생태환경 조사 연구’라는 용역을 발주했다.

용역 제안서는 조류 충돌 사고가 증가함에 따라 주요 공항을 대상으로 전문 생태환경 조사를 시행하고 사고를 예방하는 방안을 수립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간 무안공항은 지방 공항 가운데 조류 충돌 발생률이 가장 높은 곳으로 지목돼 왔다. 2019년부터 올해 8월까지 무안공항에서만 발생한 조류 충돌 건수는 10건에 이른다.

그럼에도 조류 퇴치 활동은 가장 소극적인 운영을 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 무안공항은 사고 당일 야외에 단 1명의 인원을 조류 퇴치반으로 배치했다.

이연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이 한국공항공사로부터 제출받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무안공항은 4명의 조류 퇴치반으로 구성돼 있다.

공항별로 보면 가장 많은 조류 퇴치 인원을 보유한 김포공항은 23명이며 그다음으로 △제주공항(20명) △청주공항(8명) △대구공항(8명)이다. 양양·사천·포항경주·원주 등 4개 공항은 퇴치반이 무안공항보다 적은 인원으로 운영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는 조류 충돌이 무안공항뿐만 아니라 다른 공항에서도 일어날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항공사고조사위원회 자문위원을 역임한 조진수 한양대 명예교수는 연합뉴스를 통해 “항공기는 경로가 정해진 데 반해 조류는 순식간에 방향을 바꾸기 때문에 새가 엔진에 빨려 들어가는 사고를 회피하기란 쉽지 않다”며 “조류 퇴치반을 확충해 사고 확률을 줄이고 조류를 감지하는 센서 등 자동화 장비를 적극 개발해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유경 기자 leeyk@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무안공항 # 조류 충돌 # 버드 스트라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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