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걸음 뗀 AI 기본법… 갈 길 아직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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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정의·고영향 AI·AI 윤리 원칙·AI 기술 촉진 지원 등 포함
세부 사항 부족 지적 “산업별·부처별 하위 법률이 더 중요”

양준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11-27 11:35:00

▲ AI 정책 원칙을 담은 AI 기본법 제정으로 AI 정책이 첫걸음을 뗐다. 게티이미지뱅크

인공지능(AI) 기본법 제정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관련 산업 진흥과 부작용 방지를 위한 첫걸음을 뗐지만 동시에 세부 사항의 부재로 아직 갈 길이 멀다는 평가도 나온다.

AI 기본법은 26일 국회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를 통과했다. 여야가 AI 기본법에 뜻을 모은 만큼 이르면 28일 본회의 통과가 기대된다. AI 기본법에 대한 논의는 오래전부터 진행됐으며 총 19건의 법안이 발의됐다. 이번에 과방위를 통과한 AI 기본법은 해당 19개 법안을 종합한 것이다.

AI 기본법은 먼저 AI에 대해 정의했다. AI 기본법에 명시된 ‘AI’이란 학습·추론·지각·판단·언어의 이해 등 인간이 가진 지적 능력을 전자적 방법으로 구현한 것을 의미한다.

AI 기본법의 핵심으로 꼽히는 고영향 AI의 경우 사람의 건강과 안전 등 기본권 보호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는 영역에서 활용되는 AI다. 에너지·먹는 물·보건의료 등이 포함된다. 고영향 AI를 사용한 서비스는 제공 시 사전고지가 의무화되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고영향 AI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다만 고영향 AI가 속하는 영역들을 정의했으나 너무 광범위해 세부적인 분류가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민희 과방위원장은 “AI의 고영향과 고위험 부분에 대해서는 기본법을 통과시키면 후속 법안들이 잇따를 것 같다”며 “인권 침해적 요소 등이 있는지 살피겠다”고 말했다.

또한 생성형 AI를 사용해 만든 결과물에 워터마크를 부착해야 한다. 생성형 AI를 활용한 허위 사실 유포나 명예 훼손 등을 방지하기 위해 전 세계적으로 논의되는 방식이며 AI 기본법에도 포함됐다.

다음으로 정부는 3년마다 AI 정책 방향과 전문 인력 양성 등을 포함하는 AI 기본 계획을 설립해야 하며 AI 윤리 원칙의 실천 방안을 수립하고 공개·홍보해야 한다. AI 윤리 원칙은 AI 안전성·접근성·인간과 인류의 삶의 번영에의 공헌이라는 목적과 의도에 부합하는 AI 개발·활용 등이 포함된다.

AI 기본법에는 규제뿐만 아니라 AI 산업 발전을 위한 지원 방안도 대거 포함됐다. 정부는 필요할 경우 기업의 AI 기술 도입 촉진·활용을 위한 지원이 가능하며 규제 특례 등 다양한 지원 근거가 마련됐다.

AI 기본법 제정 취지가 AI를 둘러싼 글로벌 주도권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한 AI 산업 지원 근거 마련인 만큼 AI 산업 발전과 인프라 조성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AI 기본법으로 AI 정책의 첫걸음을 뗀 것은 긍정적인 평가를 받지만 세부적인 부분이 부족하다는 지적은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AI 기본법에 더해 추가적인 입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전창배 IAAE 국제 인공지능 윤리협회 이사장은 “AI 기본법은 포괄적인 원칙을 담은 선언적 법안에 가깝다”며 “산업 분야나 정부 부처별로 세밀하게 하위 법률을 만드는 과정이 더욱 중요하다”고 말했다.

양준규 기자 jgy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