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12.1조 구글 법인세는 155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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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법인으로 법인세 회피… 국정감사에서도 기존 입장 반복
유럽 주요 국가 디지털세 도입 논의… 한국은 법안 논의 더뎌

양준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11-05 10:56:02

전성민 가천대 경영대 교수와 강형구 한양대 경영대 교수 등은 5일 ‘해외 빅테크 기업 한국 법인의 매출액 및 법인세 2023년 추정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구글코리아는 지난해 매출 3653억 원을 기록하고 법인세는 155억 원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광고·앱 마켓 수수료 등 구글이 국내에서 벌어들인 돈의 추정치를 모두 합한 금액은 약 12조1350억 원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구글코리아가 실제로 내야 하는 법인세는 최대 5180억 원으로 분석된다.

같은 기간 네이버는 매출 9조6706억 원을 기록했으며 법인세 4964억 원을 납부했다. 카카오의 경우 매출 7조5570억 원을 기록했으며 법인세는 1684억 원을 부과받았다.

구글은 국내 앱마켓 시장의 80~95%를 차지하는 절대 강자다. 그러나 구글은 한국에서 벌어들린 앱수익을 싱가포르에 위치한 구글 아시아퍼시픽에 구속하는 방식으로 법인세 납부를 피해왔다. 싱가포르는 대표적인 조세피난처로 꼽히는 국가다.

구글의 법인세 회피는 국정감사 단골 소재였으며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김경훈 구글코리아 사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그러나 김 사장은 “구글은 국내법과 국제 조세협약에 따라 성실하게 세금을 납부하고 있다”며 “구글코리아가 해당 서비스들의 계약 주체 또는 서비스 제공자가 아니기 때문에 구글코리아의 매출이 아니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구글의 법인세 문제는 이전부터 지적돼 왔으며 한국뿐만이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다. 구글은 유럽에서 법인세율이 낮은 국가인 아일랜드와 네덜란드에 법인을 설립하고 법인세가 없는 바하마와 같은 국가에 또 하나의 법인을 설립해 복잡한 절차로 수익을 이전하는 ‘더블 아이리시 위드 어 더치 샌드위치’ 기법을 사용해 법인세를 회피해 왔다.

이에 따라 유럽 연합과 미국이 구글을 압박함에 따라 더 이상 이러한 방법을 사용할 수 없게 됐지만 구글의 법인세 회피를 막기 위해 디지털세 논의가 활발해졌다.

이에 따라 138개 국가가 2025년 도입을 목표로 디지털세 도입을 추진 중이며 영국·프랑스·이탈리아·스페인 등 유럽 주요 국가들이 독자적 디지털세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 10월11일 국내에서 서비스하는 글로벌 기업이 사업 현황 자료를 국세청장에게 제출하게 하는 법인세법 개정안이 발의됐으나 아직 진행이 더딘 것으로 알려졌다.

양준규 기자 jgy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