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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일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에 동의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민주당은 지난달 4일 금투세 시행 여부 결정을 이 대표 등 당 지도부에 위임한 지 한 달 만에 최종 입장을 정리했다. 금투세는 내년 1월 시행 예정이었으나 민주당이 최종 결정을 미루면서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지적이 이어진 바 있다.
이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원칙과 가치에 비춰보면 고통이 따르더라도 금투세를 강행하는 게 옳지만, 현재 대한민국 주식시장이 매우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며 “1500만 주식 투자자의 입장을 무시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금투세는 증권거래세를 줄이거나 폐지하는 대신에 도입하는 대체제 성격의 세금”이라며 “이것 때문에 주가가 하락하는 것이 아니라 정부 정책이 주된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때문에 장외투쟁 동력을 이어가기 위한 불가피한 정치적 선택이란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의 금투세 폐지 결정에 즉각 환영 입장을 표명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 직후 “금투세 폐지는 국민의힘이 여름부터 민생정책으로 강하게 주장해 온 사항 중 하나”라며 “민주당이 늦었지만, 금투세 폐지에 동참한 것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한 대표는 이어 “대한민국 증시와 자본시장이 매우 어려운 상황이므로, 이를 극복하고 투자자를 국내로 유인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이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 역시 “금투세 시행이 58일 남은 상황에서 이재명 대표가 금투세 폐지를 결정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라며 “11월 본회의에서 금투세 폐지 법안을 처리할 수 있도록 야당과 즉시 협상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금융투자업계는 이구동성으로 금투세 폐지를 반겼다. 익명을 요청한 대형 증권사 고위관계자는 “금투세 폐지야 국민과 국회가 결정할 일이다”고 전제하면서도 “국내 증시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른 대형 증권사 임원은 “지수가 말해주는 것 아닌가”라면서 “불확실성이 제거된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날 금투세 폐지 발표 직후(오전 11시) 증시는 강세를 보였다. 코스피는 개장 초반 강보합권에 머물다 기관투자자들의 매수세가 강화되면서 오후 들어 1%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4일 오후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46.61 (1.83%) 오른 2588.97에 장을 마쳤다. 코스닥은 더욱 날개를 달았다. 이날 코스닥은 25.03(3.43%) 급등하면서 750선을 돌파해 754.08에 거래를 마감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금투세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됨에 따라 한국 증시의 저평가 현상이 완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간 한국 증시는 금투세 논란으로 인해 외국인과 개인 투자자 자금이 이탈하는 등 어려움을 겪어왔다.
금투세는 2019년 금융투자협회가 도입 논의를 시작했고, 이후 2020년 문재인 정부의 금융세제 개편 방안에 포함됐다. 당시 기획재정부와 투자자들 사이에서 과세 부담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으며 한 차례 시행이 유예되기도 했다. 2022년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여당이 증시 침체를 이유로 금투세 재검토를 주장하며 논란이 이어져 왔다. 증시 상황이 악화하고 자금 유출이 가속화되자 민주당 내부에서도 금투세 유예나 폐지에 대한 의견이 높아지면서 당의 입장이 바뀐 것으로 보인다.
한편, 금투세 폐지로 양도소득세와 증권거래세 등 금융세제 전반에 대한 개선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증권업계는 양도소득세 과세 대상을 줄이고 증권거래세율을 인하하는 현 정책 방향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올해 증권거래세율은 0.18%로 인하됐고 내년에는 0.15%로 낮아질 예정이어서 거래세에 대한 논의로 관심이 모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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