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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정보기관인 연방보안국(FSB)이 발간한 내년도 달력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친밀도를 강조한 삽화가 등장했다. 매년 FSB 달력은 도발적 이미지 사용해 웃음이나 비판을 유발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등이 보도한 해당 삽화에서 푸틴과 시진핑이 모스크바 붉은광장를 배경으로 우람한 팔 근육을 드러낸 채 포즈를 취하고 있다. 푸틴은 가슴 근육이 강조된 꽉 끼는 검정 티셔츠를 입고 팔엔 큼지막한 스포츠 시계를 찼다.
푸틴의 티셔츠 가슴팍에 큼직한 Z 표식이 박혀 있다. 러시아 키릴 문자에는 이렇게 생긴 알파벳이 없다. 정확한 유래를 알 수 없으나 단순히 러시아군에서 써 온 아군 표지였다가 최근 러시아 측 ‘전쟁지지’ 상징으로 널리 쓰이게 됐다는 설이 우세하다.
네이비블루 폴로 티셔츠풍 차림으로 푸틴 어깨 뒤에 붙어선 시진핑 가슴에 금색 용, 팔엔 중국 국기가 그려져 있다. 달력 속 푸틴이 실제보다 20년쯤 젊어 보이며 시진핑은 푸틴의 근육질 조수 같다고 텔레그래프가 논평했다. 대(對)서방 반감을 공통분모로 밀착해 온 러시아·중국의 행보를 보란듯 자인한 이미지로 해석된다.
전체적으로 작년·금년 달력처럼 우크라이나전쟁과 반(反)서방 선전을 소재로 삼았다. 11월 분 삽화에선 얼굴을 스카프로 가린 FSB 요원이 전쟁으로 파괴된 우크라이나 도시 마리우폴의 버스정류장에 앉아 있다. 마리우폴은 전쟁 초반 러시아군에 함락된 아조우해(海) 도시다.
특히 러시아 국기를 가슴에 달고 철갑옷으로 무장한 기사가 우크라이나·미국·유럽연합(EU)·영국·폴란드 국기와 성소수자 상징인 무지개 깃발을 단 하인을 칼로 내리치는 장면(1월 분), 소총을 멘 FSB 요원이 성모 마리아 품에 안긴 아기예수 그림을 응시하는 모습(12월 분)엔 동성애 등이 만연한 서구에 비해 기독교 가치들이 살아 있는 러시아를 드러낸 태도가 엿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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