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20.0º
미세먼지 좋음
강릉 17.5º
미세먼지 보통
전주 22.5º
미세먼지 보통
 갯골 보유지로 해마다 ...'))
가을의 시작을 알리는 시흥갯골축제가 닷새 앞으로 다가왔다.
경기도 시흥시는 국내 유일의 내만(內灣) 갯골 보유지로 해마다 우리 생태를 즐기고 감상하는 갯골축제를 개최해 오고 있다. 올해는 27일부터 29일까지 3일간 시흥갯골생태공원에서 19회 축제로 열린다.
이 축제는 2018년 대한민국 문화관광 축제로 선정된 이후 국내를 대표하는 생태문화 축제로 자리매김했다. 이번 축제의 진행을 맡은 김종원 총감독은 축제를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 추석 연휴도 반납하고 내내 현장에 나가 있었다.
해양 습지의 보물창고이자 ‘소금 역사’의 산증인
직접 눈으로 확인한 갯골생태공원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드넓었다. 도대체 이곳에 뭐가 있을까.
“갯골생태공원은 전체 규모가 약 150만 평에 이른다. 바닷물이 육지 깊숙이 들어와 형성된 곳으로 대한민국 유일의 내만 갯벌이다. 한마디로 해양 습지의 보물 창고이자 ‘소금 역사’의 살아 있는 교과서라고 할 수 있는 곳이다. 갯골 수로와 초지 군락지·칠면초·나문재·퉁퉁마디 등의 바다 식물과 붉은발농게·방게 등 다양한 어종을 직접 눈으로 관찰할 수 있다.”
김 감독이 추천하는 이곳 최고의 볼거리는 나선형의 흔들전망대다. 높이 22m 건물 6층 높이에 해당하는 전망대 꼭대기에 오르면 시흥 갯골의 탁 트인 전경이 한눈에 들어올 뿐 아니라 바람이 전하는 시원한 청량감에 절로 탄성이 나온다.
“원래 갯골생태공원은 원래 소래염전이 있었던 곳이다. 1930년대 초 경기만(灣) 서해안 일대에 집중적으로 염전이 조성되었고 소래염전은 전국에서 손꼽히는 천일염 생산지였다. 전국 최고 소금 생산지이다 보니 1950·60년대에 걸쳐 이 일대에 소금창고가 많이 건립되었다.”
하지만 중국에서 값싼 소금이 수입되면서 점점 생산량이 줄었고, 결국 1996년 염전이 폐쇄되었다고 한다. 폐염전이었지만 1990년대 후반까지 소금창고 수십 채가 남아 있었다. 그러다가 이곳 소래염전이 갯골생태공원으로 새롭게 태어나면서 21동이 철거되고 2동만 남았다.
갯골생태공원에 남아 있는 2동의 소금창고는 뒤늦게 그 가치를 인정받아 2022년 근대 문화유산에 경기도 등록문화재로 등록되었다. 소금창고 앞에는 소금을 실어 나르던 염전 기차 ‘가시렁 차’도 잘 보존되어 있다.
“고되고 힘든 일을 일컬어 3D 업종이라고 하는데 당시 바닷물을 끌어 올려 천일염을 생산하는 염부(鹽夫)야말로 3D로 취급되었다. 가시렁 차는 소래염전에서 생산한 소금을 월곶까지 운반하는 기차다. 그런데 보다시피 기차라고 하기엔 좀 쑥스러울 정도다. 가시렁 차가 나오기 전에는 밀물 때 갯골에 배를 띄워서 운반했다. 요즘 사람은 가시렁 차를 잘 모르지만 70~80년대를 살아온 기성세대 중 아는 사람은 안다.”
소금 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 준비
김 감독에 의하면 1977년에 대힛트를 친 박근형 주연의 ‘엄마 없는 하늘 아래’ 영화 촬영지가 지금 이곳 소래염전이라고 한다.
“염전에서 잡초처럼 강인하게 살아가는 아이들의 이야기가 전 국민의 눈물을 쏙 빼놨는데, 이 영화의 명장면 중 하나가 아이들이 가시렁 차를 타고 바닷바람을 가르는 모습이다. 박정희 대통령도 ‘엄마 없는 하늘 아래’를 보고 울었다는 일화가 전해질 만큼 유명한 영화다. 이번 갯골 축제에서 이 염전 기차 가시렁 차를 직접 보는 것만으로 백문불여일견의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제19회 갯골 축제에도 소금 체험프로그램이 포함돼 있다.
“갯골 축제는 ‘세상에서 가장 큰 생태예술 놀이터’다. 생태예술은 인위적인 걸 섞지 않은 천연 그대로의 재료를 바탕으로 한다. 갯골 소금 놀이터에서 소금 체험을 한다고 하면 많은 이들이 중국산 소금을 쓴다고 오해한다. 그런데 천만의 말씀이다. 지금도 일부 남아 있는 소래염전에서 소금을 생산한다.”
바닷물 암반수를 끌어올려 옛날 전통 방식으로 소량의 소금을 만드는데 식품 허가를 받지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 판매는 할 수 없고 대신 소금 체험용으로 활용하고 있다. 소금물 족욕 체험이나 소금 만들기에 참여한 이들에게 조금씩 나눠주면 아이들이 그렇게 좋아할 수가 없다.
“소금은 우리 생명을 유지하는 데 꼭 필요한 식품이다. 소금에 들어 있는 나트륨은 혈액의 수분이 세포 안으로 흡수되는 걸 돕는다. 우리 몸의 70%가 수분인데 필요한 양의 소금을 안 먹으면 세포 안에 수분이 부족해져 어지럼증이 올 수 있다. 심하면 뇌부종까지 초래한다. 또한 소금은 위액의 재료로 간이 안 된 음식을 오래 먹으면 소화에 문제가 생긴다. 인간은 금(金) 없이는 살 수 있지만 소금 없이는 못 산다는 말이 있다. 이번 갯골 축제에서 소금을 정확하게 잘 배우고 즐길 수 있는 ‘판’을 제대로 깔아 볼 계획이다.”
안 되는 건 폐지하고 재미있는 건 신설하고
아울러 그는 사람 중심 자연 중심의 생태 어울림 프로그램을 발굴해 새로운 변화를 모색 중이다.
“올해는 2025년 제20회 갯골 축제의 새로운 기반을 다지는 시간이다. 시흥시가 적극적으로 도와주고 하나에서부터 열까지 소통하기 때문에 차질 없이 준비가 착착 잘 되고 있다. 이번 축제는 ‘자연 습지 생태 활용’ ‘무장애 축제’ ‘탄소 저감’ ‘지역 인적 활용’ 등 크게 4가지 방향으로 진행한다.”
갯골 생태자원 활용 프로그램으로는 소래 염전 암반수 천일염을 활용한 소금 놀이터를 비롯해 갯골 습지·갈대·가을꽃·버드 놀이터 등 자연을 온몸으로 만끽하는 각종 체험 활동이 준비돼 있다.
갯골 자체를 무대로 하는 ‘어쿠스틱 음악제’가 기존 일요일 1회 진행에서 토·일 2회 진행으로 확대됐으며 그밖에 ‘숲풀 피리 교실’ ‘갯골 책방’ ‘피아노의 숲’ ‘바람개비 마술쇼’ 등 갯골 자연경관을 활용한 신규 프로그램이 대거 펼쳐질 예정이다.
“이번 축제는 △누구나 편리하게 즐기는 무장애 축제 △지구를 살리는 탄소 저감 축제 △지역 경제 활성화를 꾀하는 축제로 진행한다. 또한 지역 상인이 참여하고 지역 인적 자원을 활용해 바가지요금을 근절하는 축제로 만들 예정이다. 구체적으로 먹거리 가격 정찰제를 시행해 축제 홈페이지와 취식존 입구에 음식 가격을 게시하고 물가 모니터링단을 운영하여 바가지요금을 근절할 계획이다.”
김 감독은 이번 갯골 축제 방문객을 15만 명으로 잡고 있다. 그래서 기존 프로그램 중 좋은 건 확대 재편하고 인기가 없는 프로그램은 과감하게 잘라내고 새로운 콘텐츠를 가져왔다.
“대표적으로 갯골 패밀리런을 폐지하는 대신 스마트폰을 이용해 갯골 보물을 찾는 가칭 ‘갯골 친구들 보물찾기’를 도입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포켓몬 게임 형식을 적용, 디지털 기기 활용력에 게임의 짜릿한 맛을 더했다.”
그밖에 △어쿠스틱 음악제 확대 △바람개비 마술쇼 △갯골 스튜디오 △숲속의 피아노 향연이 준비돼 있다. 또 소금 놀이터도 단순한 체험에서 탈피, 옛 염전 창고와 염전 기차 가시랭 차를 보고 만지고 느끼도록 하여 기성세대에게는 옛 영화관을 찾는 것 같은 향수를, 어린 신세대에게는 신선한 경험을 선물할 예정이다. 여기에 취식이 가능한 피크닉존을 신설하고 대형 그늘막 존을 설치해 시민 편의를 높였다.
그는 시흥갯골축제를 준비하는 중에도 (사)한국축제문화진흥협회 이사장으로서 대외 활동에도 열심이다.
“7월 한국관광공사 주최로 ‘2024년 축제 아카데미 집합 교육’이 진행됐는데 (사)한국축제문화진흥협회 이사장 자격으로 참여했다. 지역 축제가 지역 활성화에 미치는 영향과 축제 성공 비결 등을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전달했더니 많은 호응이 있었다. 축제 관련 공직자와 축제 전문가가 참여해 축제 발전 방향을 모색하는 뜻깊은 시간이었다.”
SBS Biz ‘오후의 초대석’에 출연해서는 2024 축제 전망과 함께 강진 청자 축제와 시흥 갯골 축제 정체성과 가치를 언급했다. 앞서 지난해 3월 광주 MBC ‘시사 용광로’ 출연했을 때는 순천만 국제정원 박람회 성공 기원과 전남 축제를 진단한 바 있다.
“당시 순천시 노관규 시장이 함께 출연했는데 2013년 첫 박람회 이후 10년 만에 열리는 ‘2023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의 주요 콘텐츠와 운영 방안 등을 피력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박람회 현장을 속속들이 꿰고 있어서 순천만의 성공 비결이 바로 이런 거구나 싶었다.”
그는 마지막으로 시흥시와 축제 사무국 직원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했다.
“물밑에서 물심양면으로 도와주는 시흥시는 말할 것도 없지만, 지난달 거북섬 해양 축제 성공을 이끈 축제 사무국 직원에게 무한한 감사를 드린다. 사무국 직원의 축제 운영 역량이 있어 저예산으로 거북섬 여름 축제 물총 대첩을 성공시킬 수 있었다. 다년간 축적된 사무국 축제 노하우와 시흥시 협력을 발판 삼아 갯골 축제가 지속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올해 더 확실히 다지겠다는 약속드린다. 이번 주에 열리는 갯골 축제에 많은 관심과 성원 부탁드린다.”
아울러 김 감독은 “많은 분이 찾아와 갯골의 가을 정취 속에서 ‘딴짓이 주는 해방감’을 맛보고 새로운 에너지를 충전하고 가길 바란다”는 말로 인터뷰를 마쳤다.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좋아요
감동이에요
화나요
슬퍼요
추천해요0
좋아요0
감동이에요0
화나요0
슬퍼요0
연재기획 ‘반대세의 비밀’ 
연재소설 ‘최초의 당신’
기사제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