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發 상호관세 폭탄에 “韓 ‘솟아날 구멍’ 있다”… CSIS 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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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對中 반도체 등 첨단과학 경쟁에서 안보·기술 동맹국 필요”
“무역 갈등이 3국협력 못 막아… 중국 과잉생산 대응 있을 것”

임명신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4-03 15:33:37

▲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주최 한미일 3국 협력의 미래 좌담. 왼쪽부터 빅터 차(CSIS 한국석좌)·크리스티 고볼라(옥스터프대 교수)·시달타 모한다스(전 국방부 동아시아 부차관보)·마이클 그린(전 백악관 아시아 담당).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가 누구에게나 ‘날벼락’이기만 한 것은 아닐 수 있다. 한국·일본처럼 미·중 경쟁 구도에서 핵심 (안보)동맹국들은 관세 시행 후에도 후속 협상에서 ‘카드’를 갖게 될 것으로 전직 미 국방부 당국자 등 전문가들이 전망했다. 2일(현지시간) 워싱턴DC 소재의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미·일 3국 협력의 미래’ 좌담회에서 싯다르트 모한다스 전 국방부 동아시아 부차관보는 “관세 관련해 어떤 발표가 나오든 최후통첩이 아니다”라며 이렇게 지적했다.

모한다스는 “트럼프 행정부가 그동안 상호관세란 협상을 위한 ‘테이블 세팅’임을 분명히 해왔다”며 각국과의 협상 여지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주도 국제질서 내 한·일 우호관계의 가치와 역할에 주목한 발언도 나왔다. CSIS 고문이자 일본정치 전문가인 옥스포드대 크리스티 고블라 교수는 1965년 한·일 국교정상화와 그에 따른 긍정적 효과를 대단히 유의미한 역사로 꼽았다.

모한다스는 또 “중국을 겨냥한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 관련 조치가 있을 것”이라며 “중국의 과잉생산 상황이 심각하게 우려되는 가운데 동맹국과의 조율이 절실하다”고 짚었다. 특히 “반도체 영역의 대(對)중국 경쟁, 바이오, 이중용도(군사 및 민간), 우주 등 모든 분야에서 미국은 한·일 같은 기술 선진국이 필요하다”며, 상호관세 이후에도 대미협력 여부를 ‘지렛대’로 삼을 수 있다고 봤다. 조지 W.부시 행정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국장이던 마이클 그린 CSIS 고문 역시 “(미국과 동맹국 간) 방위협력이 계속 성장할 것이며 무역·관세 갈등으로 중단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더 무서운 존재이기 때문”이다.

한편 이날 마크 뤼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이 한국과의 방산협력 의사를 적극 밝혔다. 외교부에 따르면 뤼트 사무총장은 벨기에 브뤼셀 나토 본부를 방문한 조태열 외교장관과 면담하며 “나토 개별 회원국과의 협력과 함께 나토 자체와의 방산협력도 추진해주길” 희망했다. 조 장관은 실무 협의를 통해 실천할 수 있는 것부터 협력을 확대해 나가자고 화답했다. 이날 회동은 조 장관의 나토 외교장관회의(3∼4일) 참석에 앞서 이뤄졌다.

나토는 올해로 4년 연속 한·일·호주·뉴질랜드 등 인도태평양 4개 파트너국(IP4)을 외교장관회의에 초청했다. 뤼트 사무총장이 유럽과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보가 연계된 상황에서 가치를 공유하는 IP4와의 협력 중요성을 강조하며 러·북 군사협력을 들어 “유럽과 인·태 지역 공통의 안보 위협”으로 지목하기도 했다.

조 장관은 이날 회동에서 우크라이나 재건을 위해 작년 4억 달러(약 5854억 원)에 이어 올해부터 20억 달러(약 2조9270억 원) 규모로 중장기 지원을 하겠다는 계획도 전달해 뤼트 사무총장이 깊은 감사의 뜻을 표했다. 조 장관은 3일 나토 본부에서 열리는 나토 외교장관회의 IP4 회의 세션에 참석하며 이를 계기로 한·미·일 외교장관회의를 가질 예정이다.

다만 작년 10월 한국 대표단의 북한군 파병 관련 정보능력도 높이 평가됐다고 전해진 것엔 주의 깊게 대처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북한군 파병의 정확한 규모와 역할, 그들이 죽거나 잡힌 장소 등 근거 부족한 우크라이나 측 주장뿐이다. 우크라이나 현 정권으로선 전쟁의 유지와 확대가 살 길이며 유럽연합(EU) 주류의 입장과도 일치한다. 이들에겐 한국을 깊이 끌어들이는 게 최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