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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고할 생각 마. 어차피 우리 촉법소년이거든? 금방 학교로 돌아온다고. 무슨 뜻인지 알지?”
“원래 촉법소년이 무적이기는 한데 증거까지 없으니 완전히 최강 무적이 된 거지. 나를 누가, 어떻게 처벌하겠어. 안 그래?”
집단 폭행이나 따돌림처럼 주로 학교 안에서 이뤄지던 촉법소년 범죄가 어느덧 학교 밖 우리 주변으로 옮겨오며 점점 성인 범죄에 못지않은 계획성과 잔혹성을 띠게 되었다. 그러나 성인 범죄와 달리 법은 그들을 처벌하지 않는다. 이게 촉법소년 범죄가 주는 가장 큰 공포다.
우리 곁에 존재하는 6만 명의 ‘촉법소년’ 그들을 조명하는 다섯 편의 소년범죄 이야기가 책으로 출판됐다.
김선미 작가의 ‘레퍼토리’에는 침묵에 집착하는 소년 범죄자가 등장한다. 주인공과 대화를 나누는 유일한 상대는 주인공에게 위협을 받는 여성 피해자뿐.
주인공은 침묵을 지키지 않은 사람들에 대한 분노를 여성에게 쏟아 낸다. 그릇된 가치관이 만든 확신이 레퍼토리처럼 반복되면 어떤 참극을 불러일으키는지 보여 주는 작품이다.
정해연 작가의 ‘징벌’은 이제 막 배우의 꿈을 이룬 진솔의 이야기다. 원하는 작품에 참여하게 된 기분 좋은 날, 진솔은 납치된다. 영문도 모르고 갖은 고문과 협박에 시달리다가 뜻밖의 인물을 마주치며 상황은 전환된다.
홍성호 작가의 ‘네메시스의 역주(逆走)’에는 자신의 규율대로 처벌을 집행하는 변호사가 등장하며 소향 작가의 ‘OK목장의 혈투’는 젊은 교사 성진의 이야기를 전한다. 윤자영 작가의 ‘그는 선을 넘지 않았다’는 가해자와 피해자의 양면성을 적나라하게 그려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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