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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화호가 올해로 30주년을 맞이했다. 죽음의 호수이던 곳이 지금은 철새를 비롯해 동·식물의 보금자리 역할을 하고 있다. 또 환경·생태·레저 등 관광지로도 손색없는 곳으로 주목받는 중이다.
개발·환경재앙에서 생태복원 사례로 탈바꿈
시화호는 경기도 안산·시흥·화성을 끼고 있는 인공호수다. 시흥 오이도와 당시 화성 관할이던 대부도 사이에 있던 군자만 갯벌과 바다를 막아 만들었다. 국내 최대의 인공호수가 된 시화호의 명칭은 시흥과 화성 사이의 호수라는 의미가 담겼다.
시화호의 역사는 개발과 생태복원의 역사이기도 하다. 민·관 협의기구인 ‘시화호지속가능파트너십’에 따르면 시화호 개발은 1977년 반월특수구역으로 지정·고시된 군자만 북쪽 갯벌이 반월산업단지와 시화산업단지로 개발되면서 추진됐다. 1986년 7월 당시에는 농업용수 공급을 목적으로 인공호수 개발이 시작됐다. 1994년 1월 12.7㎞에 이르는 시화방조제가 완공되면서 물막이 공사가 끝났다.
하지만 당시 많은 이들의 예상대로 시화호는 거대한 죽음의 호수로 변해갔다. 바깥 바다와의 해수 교환이 중단되고 생활하수와 중금속이 섞인 공장 오·폐수가 유입되면서 시화호 수질은 급속히 악화됐다. 물이 오염되면서 어·폐류 폐사로 악취가 진동했다. 최초 목적인 농업용수로 사용하지 못할 수질로 추락한 것이다.
2000년 정부는 담수화 계획을 포기하고 특별관리지역으로 선포해 해수호 전환 계획을 확정했다. 이때를 기점으로 많은 예산이 투입돼 복원·관리되고 있다. e-나라지표 특별관리해역 수질 현황에 따르면 2023년 기준 화학적산소요구량(COD)이 2.59ppm으로 양호하게 관리되고 있다.
수질이 좋아지면서 사라졌던 생태계도 복원됐다. 해양 생물이 다시 나타난 뒤 흑기러기·큰기러기·큰고니·물수리·말똥가리·잿빛개구리매·알락개구리매·개구리매·재두루미·검은머리물떼새와 같은 멸종 위기 2급 조류도 살 수 있는 곳으로 탈바꿈했다.
떠오르는 여행지 ‘시화호 권역’
생태계가 복원되면서 시화호 권역이 환경·생태 레저 여행지로도 떠오르고 있다. 수도권의 대표적인 드라이브 코스인 시화호방조제는 새만금방조제의 3분의1 정도로 길다. 12.7㎞에 이르는 왕복 4차선 방조제 도로는 초보자도 운전하기 좋은 길이다. 특히 해 질 무렵 노을을 바라보며 운전할 때면 수도권에서는 좀처럼 느끼기 힘든 쾌감을 느낄 수 있다.
방조제 중간 지점에 있는 작은가리섬에는 야외공원·시화호조력문화관·달전망대가 있다. 평일에도 찾는 사람이 많은 곳으로 특히 75M 높이의 달전망대를 빼놓을 수 없다. 사방으로 서해와 시화호를 바라보며 석양을 감상할 수 있다.
이 외에도 출발 지점인 시흥 오이도에는 서해안 최대 조개무덤 유적지이자 신석기 유물이 출토된 곳을 기념하는 시흥오이도박물관이 있다. 인근 거북섬에는 세계 최대 규모의 인공 서핑장인 웨이브파크가 있다. 화성시 송산면의 공룡알화석지와 탐방로를 따라 육지화된 무인도들도 추천하는 곳이다.
시화호는 주변 길을 따라 걷기에도 좋다. ‘시화호 30주년 안산추진위원회’는 22일 첫 번째 행사로 시화호 시작점인 갈대 습지부터 호수공원까지 약 4.6㎞ 구간을 걷는 행사를 마쳤다. 이어 △다음달 13일 탄도항~외지 섬(11.3㎞) △20일 호수공원~반달 섬(8.6㎞) △8월24일 방아머리~시화 나래조력발전소(4.1㎞)에서 시민 걷기 행사가 열린다.
시화방조제는 혼자든 가족끼리든 누구와 함께해도 좋은 여행지다. 환경 보전의 필요성을 생각하면서 당일치기 여행에 좋은 곳이 시화방조제 권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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