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 Talk] KTX는 ‘Korean Taxi’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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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도현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3-22 00:02:30

KTX-이음의 인기가 하늘 높은 줄 모를 정도로 치솟고 있다. KTX-이음은 현재 서울~강릉·안동·동해를 운행하는 강릉선과 중앙선·영동선 판교~충주를 운행하는 중부내륙선에서 운행되고 있다. KTX-이음이 다니고 있는 노선 이용률은 높다. 특히 강릉선과 중앙선은 주말에 자리를 구하기 어려울 정도로 인기가 많다.

이런 상황에서 서울~안동을 운행하고 있는 중앙선이 내년 초 부산 부전역까지 연장될 예정이다. 부전역까지 연장되면 영천·경주·울산·부산이 직접적인 수혜를 받게 된다. 안동역까지만 운행하는 현재도 표 구하기가 어려우니 부전역까지 운행하게 되면 표 구하기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대도시인 부산과 울산을 지나는 탓이 크다. 현재 부산역과 울산역을 지나는 경부고속선도 평일과 주말 할 것 없이 표 구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여기에 KTX-이음은 381석으로 KTX(935석)와 비교해 좌석수가 현저히 적다.

종점인 부전역 이외에 경주~부전 구간에서 한두 곳 더 정차할 것으로 알려지며 벌써부터 KTX-이음이 지날 예정인 지역들은 정차역 유치전에 돌입했다.

먼저 해운대구는 신해운대역과 센텀역 두 곳에 정차역을 유치해 달라고 주장했다. 신해운대역은 해운대해수욕장 접근이 용이하며 센텀역은 초대형 컨벤션시설인 벡스코 이용이 쉽다는 이유를 들었다.

기장군도 유치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2021년 범군민 서명운동 전개를 시작으로 2022년 10월 KTX-이음 정차역 유치 타당성 용역을 완료한 뒤 결과를 국토교통부와 코레일에 전달했다.

기장군은 국책사업인 동남권방사선의과학산업단지 등 지역 내 13개 산업단지의 교통 수요와 오시리아 관광단지를 이용하는 관광객 교통 불편 해소를 위해 정차역이 꼭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울산에서는 남구 태화강역·북구 북울산역·울주군 남창역이 정차역 후보인 가운데 남구 태화강역이 가장 유력한 상황이다. 남구 태화강역은 KTX 울산역이 개통되기 이전 울산역이란 이름으로 운영됐으며 울산 중심에 있다.

남구에서는 별 움직임이 없는 상태지만 북구에서는 북울산역을 정차역으로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북울산역 유치 타당성 연구용역’을 완료하고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 또한 박천동 북구청장이 인근 경주 외동 기업체에 서한문을 발송하는 등 협조를 구했다.

울주군은 KTX-이음이 남창역에 정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추가 건설비용 없이 정차가 가능하며 일반철도 이용객이 연 13만 명 이상 발생해 투입 예산 대비 높은 효과가 기대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KTX가 지역에 불러일으키는 효과는 크다. 지역 간 이동이 활발해지며 역세권 개발로 신도시가 형성되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고속철도는 너무 정차역이 많다는 지적도 있다. 좁은 국토에 인구 밀도가 높아 중간에 정차역이 곳곳에 있다. KTX는 도시철도가 아닌 고속철도기 때문에 정차역이 너무 많으면 승객들 입장에서는 돈을 더 지불하고 탈 이유가 없어진다.

부산 동부권은 현재 KTX가 다니는 부산역까지 가려면 시간이 많이 소요되기 때문에 정차 요구가 어느 정도 이해가 되지만 북울산역은 태화강역까지 너무 가깝고 남창역도 태화강역까지 동해선 전철로 20분이 채 걸리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