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硏 “환율 오르면 제조업 웃고 대기업 계열사 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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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 가치 10% 하락 시 제조업 영업이익률 0.46%·노동생산성 0.81%p↑
대기업 계열사 실질실효환율 10% 하락하면 영업이익률 0.29%p 하락

김기찬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3-11 14:11:01

▲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밀집해 있는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전경. ⓒ스카이데일리

환율 상승은 양날의 칼이다. 수출 기업의 경우 수출 단가가 올라 고환율의 수혜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영엽이익률과 노동생산성이 개선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일부 기업들은 수입 비용 부담이 커지기 때문에 환율 상승을 부정적으로 바라보기도 한다. 이처럼 기업의 생산성과 수익성은 환율에 따라 영향을 받기 때문에 변동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다각도의 정책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산업연구원은 11일 ‘환율 변동이 국내 제조업 기업의 성과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원화 가치 절하가 국내 제조업의 기업 성과에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했다.

구체적으로 국내 제조업 기업의 수출입 의존도를 고려했을 때 원화의 가치가 10% 하락하면 영업이익률은 평균 0.46%p∙노동생산성은 0.81%p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수출 제품의 가격 하락과 가격경쟁력 개선 등 매출효과가 수입 중간재 가격 상승에 따른 비용효과를 웃돌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2021년 기준으로 살펴보면 실질실효환율이 10% 하락하면 제조업 기업 중 약 73%의 기업은 영업이익률이 개선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67%의 기업은 노동생산성이 개선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실질실효환율은 상대국의 물가수준까지 감안해 화폐의 실질적인 구매력을 의미하는 지표다. 실질실효환율지수가 100 이상이면 기준시점 대비 주요 교역상대국통화에 대한 자국통화의 고평가 받는다는 뜻이고 100 이하면 저평가를 나타낸다.

반면 대규모 기업집단의 경우 실질실효환율 하락에 대한 매출효과가 유의미하게 나타나지 않았다. 오히려 실질실효환율이 하락하면 기업의 영업이익률을 악화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질실효환율이 10% 하락하면 대규모 기업집단의 영업이익률은 0.29%p 하락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한편 기계장비·소재부품·ICT(정보통신기술) 등 산업군별로 보면 원화 가치가 떨어지면서 부담 비용이 유의미하게 늘어나는 산업군은 ICT였다. ICT산업군에 속한 기업의 영업이익률은 원화 가치가 하락했을 때 0.11%p 상승하는데 그칠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원화 가치 하락으로 얻는 이익보다 비용 부담이 다른 산업군보다 크기 때문에 미미한 수준에서 영업이익률이 늘어난 것을 의미한다.

산업연구원 측은 “고환율과 관련된 원자재·중간재 등의 수입 비용의 상승에 대한 정책적 대응에 있어 ICT 산업에 집중해야 한다”며 “대규모 기업집단 소속 기업의 경우도 중간재 수입 비용 상승 등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받고 있기 때문에 기업집단이 자체적으로 환율 변동의 영향을 해소할 수 있더라도 정책적인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기찬 기자 gc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