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률 오르면 뭐하나”… 민생고에 서민은 ‘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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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 1.3%로 예상 웃돌아… 연간 성장률도 상향조정
카드사 대출 연체율 9년여 만에 최고… 대부분 카드사 연체율 소폭 상승
자영업자 빚 1000조 원… “한계차주 증가로 건전성 저하 가능성 있다”

김기찬, 이유경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4-29 13:30:08

정부가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할 것을 예고하고 나섰지만 서민 경제 상황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29일 정부·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이 이전 분기 대비 1.3% 성장하면서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에 예측했던 2.2%에서 2% 후반대로 조정할 계획을 갖고 있다.

반도체가 견인한 수출 회복세에 힘입어 올해 경제성장률이 예상보다 더 성장할 것으로 풀이된다. 구체적으로 건설투자 부문에서 2.7% 증가하며 경제성장률은 1.3%을 기록해 0.4% 이바지했고 민간 소비 증가 기여 부문에서도 0.4%에 달했다. 내수가 수출을 앞선 것은 지난해 1분기 이후 1년 만이다.

기획재정부는 1분기 경제 성장률이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2~4분기 성장률이 변동이 없다고 해도 전망치 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증권가의 예상도 크게 다르지 않다. 국내 10개 증권사(한국투자·SK·KB·하나·메리츠·유진투자·상상인·삼성·하이투자·신한투자) 리서치센터의 연간 성장률 전망치는 평균 2.4%로 1분기 GDP 발표 직전 전망치인 평균 2.1%보다 0.3%p 상승한 수치를 기록했다.

1분기 경제성장률이 예상보다 좋은 성적을 거뒀지만 서민경제의 어려움은 해소되지 않는 상황이다. 서민과 영세 자영업자의 ‘급전’으로 통하는 카드사 대출의 연체율이 크게 올라 한계에 다다른 서민·영세 자영업자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신한카드에 따르면 1분기 말 연체율은 1.56%로 전년 동기 1.37% 대비 0.19%p 상승해 2015년 9월 수치인 1.68% 이후 9년여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하나카드도 동 기간 연체율이 1.94%로 전년 동기 대비 0.8%p 늘었다.

우리카드와 KB국민카드도 전년 동기 대비 각각 0.21%p·0.12%p 커져 2019년 1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NH농협카드의 1분기 말 연체율은 1.53%로 전년동기 대비 0.19%p 올랐다. 삼성카드는 1.1%로 전 분기(1.2%)와 유사한 수준을 보였다.

자영업자 대출은 1100조 원을 넘어섰으며, 3개 이상의 금융기관에서 최대한 빌려 추가 대출이 사실상 불가능한 자영업 ‘다중채무자’의 경우 현재 173만1283명으로, 전체 개인사업 대출자(335만8499명) 중 절반 이상(51.5%)을 차지했다. 이들의 대출잔액도 691조6232억 원에 달해 1년 전보다 16조3185억 원(2.4%) 불었다.

이와 관련해 나이스신용평가는 최근 보고서에서 “개인신용대출과 개인사업자대출에서 한계차주가 증가함에 따라 개인신용대출과 개인사업자대출을 중심으로 건전성 저하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