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한국-쿠바, 상호 상주공관 설치 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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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 단계로 아바나에 임시사무소 설치

곽수연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4-29 13:21:46

한국과 쿠바가 상대국에 상주공관을 설치하는 데 합의했다. 한국과 쿠바는 지난 2월1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외교관계를 수립했다. 이에 상대국에 상주공관을 개설하기 위한 양국 실무진의 방문 등 후속 조치가 언제 이뤄질지 주목을 끌었는데 이번에 진행된 것이다.

외교부는 송시진 조정기획관이 이끄는 정부 대표단이 24∼27일 쿠바를 방문해 서울과 쿠바 수도 아바나에 각각 상주공관을 설치한다는 합의를 했다고 29일 밝혔다.

한국과 쿠바 측은 이런 합의 내용을 확인하는 외교 공한을 교환했다. 외교부는 “이번 합의를 바탕으로 조속한 시일 내 주(駐)쿠바 우리 대사관이 개설될 수 있도록 쿠바 측과 지속 협의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사관을 개설하기 위한 중간 단계로 정부는 아바나에 임시사무소를 설치하고 공관 개설 요원도 파견할 예정이다. 아바나에 한국 상주공관이 개설되면 쿠바에 체류하거나 쿠바를 방문하는 한국 국민에 대한 영사 조력이 더욱 체계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쿠바는 코로나 이전 연간 약 1만4000명의 우리 국민이 방문하는 인기 관광지이지만 아바나 현지에는 2005년 개설된 코트라(KOTRA) 사무소만 있어 영사 업무 등에 한계가 있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자국의 제1적대국인 한국과 수교를 맺은 쿠바와 냉랭한 기류를 유지하고 있다. 19일 라울 카스트로 전 쿠바 공산당 총서기가 김일성 주석의 생일을 맞아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축전을 보냈다.

그러나 조선중앙통신은 쿠바 국명을 언급하지 않았다. 조선중앙통신은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께 15일 대장 라울 까스뜨로 루쓰 동지가 축전을 보내어왔다”고 보도하며 그가 어느 국적인지는 적시하지 않았다. 다만 같은 내용의 영문 기사는 쿠바의 라울 카스트로 루스 장군이라고 국명을 넣어 보도했다.

그간 북한이 형제국으로 여겨온 쿠바가 한국과 전격 수교를 맺은 것에 대한 불편한 심정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한국과 쿠바의 수교 소식이 전해진 2월14일 이후 관영매체에서 쿠바를 거의 언급하지 않고 있다. 3월18일 쿠바 주재 북한대사의 이임 기사가 있었고 지난달 12일 김일성 생일을 맞아 개최한 4월의 봄 친선예술축전무대에 쿠바도 참가한다는 보도했지만 러시아·중국·이탈리아 등과 달리 쿠바가 축전에 어떤 작품을 냈는지 알리는 후속 기사는 없었다.

곽수연 기자 sykwak@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