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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 北 유네스코 무형유산 등재 임박… ‘종주국’ 한국은 뭐 했나
12월 유네스코 최종 확정… 한국 뒤늦은 대응 비판
배타적 독점권 없어 …씨름 등 남북 공동 등재 전례
신혜정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6-11-05 14:47:18
▲ 국제태권도연맹(ITF) 시범단이 시범을 보이고 있다. 세계태권도연맹
    
국기(國技) 태권도가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북한의 전통 무술’로 단독 등재된다. 한국이 신청한 한지와 북한이 신청한 태권도가 각각 등재될 예정이다. 
    
국제연합 교육과학문화기구(UNESCO)는 5일 무형유산보호협약 정부간위원회 산하 평가기구가 북한이 신청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전통무술-태권도’을 대상으로 ‘등재 권고’ 판단을 내렸다고 밝혔다. 
   
북한 태권도의 최종 등재 여부는 12월 제21차 무형유산위원회에서 확정될 예정이지만, ‘권고’ 판정이 뒤집히는 경우는 드물다. 이에 따라 세계 무대에서 태권도 종주국을 자처해온 한국은 유네스코 등재라는 상징적 주도권을 북한에 내주게 됐다.
    
북한 ‘무도’ vs 한국 ‘스포츠’
 
태권도는 남북 분단 이후 두 갈래의 다른 길을 걸어왔다. 한국은 세계태권도연맹(WT)을 중심으로 태권도를 ‘스포츠’로 발전시키며 세계화를 이끌었다. 안면 주먹 공격을 제한하고 머리와 몸통에 호구를 착용한 채 맨발로 겨루는 규칙을 정립해 올림픽 정식종목 채택이라는 성과를 이뤄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인정한 공식 국제기구 역시 WT다.
    
북한이 주도하는 국제태권도연맹(ITF)은 손과 발을 이용한 직접 타격을 강조하는 ‘무도’의 원형을 좀 더 보존해 왔다. 보호대 없이 장갑과 신발을 착용하고 안면 주먹 공격도 허용한다.
    
학계논란 행정분산에 늑장대응
 
한국은 압도적인 글로벌 저변과 네트워크를 갖추고도 정통성 논란과 행정 주체 분산에 발목이 잡혔다.
    
이미 2016년부터 유네스코 등재를 타진하고 2018년 남북 공동 등재 협력 합의까지 이끌어냈으나, 국내 사전 절차인 국가무형문화유산 지정 과정에서 역사성과 정통성을 둘러싼 학계 논란에 부딪혀 논의가 보류됐다. 여기에 문화체육관광부, 국가유산청, 국기원 등으로 추진 주체가 분산되고 남북 공동 등재라는 성과에 집착하면서 속도를 내지 못했다.
    
북한은 2017년 조선 정조 때 간행된 무예교본인 ‘무예도보통지’를 세계기록유산에 올렸으며, 2024년 3월 유네스코에 태권도의 단독 등재를 신청했다.
    
한국은 올해 3월 ‘한국의 도장 공동체 수련 문화’라는 명칭으로 뒤늦게 신청서를 접수했다.
    
국가유산청은 북한의 태권도가 인류무형유산에 먼저 등재되더라도 특정 국가의 배타적 독점권이 인정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정부가 신청서를 제출한 만큼 추후 태권도를 확장 등재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확장 등재는 기존에 등재된 유산의 범위를 변경해 등재하는 과정으로, 당사국과 협의가 필요하다.
    
실제로 아리랑과 김치의 경우 한국이 먼저 등재한 뒤 북한이 추후 등재했고, 씨름은 각자 신청했으나 유네스코가 동일한 문화적 정체성을 인정해 공동 등재한 바 있다.
   
그러나 한국이 세계화를 통해 이미 국제적 네트워크를 구축하고도 실효성 있게 대응하지 못했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렵게 됐다. 향후 북한이 유네스코 등재를 명분으로 역사적 정통성을 주장하고 나선다면 종주국인 한국에 적잖은 부담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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