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부산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 북한 초청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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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50여 일 맞아 유네스코 사무총장에 ‘중재 요청’ 서신
‘DMZ 평화 선언’ 등 제안… 궁궐 입장료는 조정 검토 중

임요희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9-08 17:40:22

내년 부산에서 열리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 북한도 참석할까.

지난 7월 취임한 허민 국가유산청장은 8일 서울 덕수궁 석조전에서 취임 기자 간담회를 열고 “내년에 부산에서 열리는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 북한을 초청하고자 한다. 오드레 아줄레 유네스코 사무총장 측에 이와 관련한 서신을 보냈다”고 밝혔다.

아울러 “한국에서 열리는 위원회에 남·북한이 함께할 수 있는 일을 중재해달라고 전했다. 11월 말로 예정된 유네스코 총회에서 구체적으로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허 청장은 최근 한국을 찾은 테레사 파트리치오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 위원장과 아루나 프란체스카 마리아 구즈랄 국제문화유산보존복구연구센터(ICCROM) 사무총장 등 유네스코의 주요 자문기구에도 이런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한이 교류하거나 협력할 수 있는 무대로는 비무장지대(DMZ)가 첫손에 꼽힌다. DMZ는 역사·문화·자연이 모두 보존된 공간으로 세계에 평화의 메시지를 내기에 최적의 장소다.

이 같은 이유와 함께 허 청장은 남북한의 세계유산 공동 등재와 관련해 의견을 전달한 상황이다.

그는 “내년 세계유산위원회는 중요한 행사다. 위원회 자체는 부산에서 열리더라도 DMZ에서 ‘평화 선언’을 할 수 있도록 방안을 검토해 보자고 제의했다”고 말했다.

올해 7월 북한은 금강산을 세계유산에 등재시켰다. 이와 관련해 남과 북은 금강산의 주요 사찰인 유점사 복원에 합의했으나 남·북 관계가 경색되면서 시행되지 못했다. 이와 관련해 허 청장은 향후 민간단체와 함께 협업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허 청장은 ’공룡박사‘로 이름을 알린 지질유산 전문가다. 그는 2018년 광주광역시와 전남 담양군·화순군 일대를 아우르는 무등산권이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증받는 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 50여 일간 다양한 목소리를 듣고자 현장을 뛰어다녔다. 학계와 현장에서 활동해 온 경험을 바탕으로 속도감 있게 정책을 다듬고 있다”고 소회를 밝혔다.

또 궁궐과 조선왕릉 관람료 조정 여부에 대해서는 다양한 안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궁궐과 왕릉 관람료는 2005년 인상 이후 10년 넘게 유지되고 있다.

경복궁과 창덕궁 관람료는 성인 3000원, 창경궁과 덕수궁은 1000원이다. 창덕궁 후원을 관람하려면 추가 예약과 추가 관람료(5000원)가 필요하다. 조선왕릉은 성인 500원∼2000원의 요금이 책정돼 있다.

허 청장은 경복궁·창덕궁 등 5대 궁궐을 한 데 묶은 패키지 상품도 생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복궁에 상품관을 짓는 계획과 관련해서는 약 1000평 정도 규모에 문화유산을 보존하면서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임요희 기자 lye@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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