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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년 42세. 너무 이른 나이에 떠난 김학찬 작가의 유고 소설집 ‘구름기’가 출간됐다. 이번 소설집에는 미발표작을 포함해 2023년에 펴낸 ‘사소한 취향’ 이후 썼던 최근작들이 실렸다.
책은 작가가 마지막까지 붙들었던 일상의 사소한 풍경과 사랑, 가족, 그리고 ‘살아 있음’의 의미를 담고 있다.
이만영 문학평론가는 “작가라면 모름지기 촉수가 예민해야 한다. 일상의 세계를 세밀히 들여다보는 촉수가 있을 때라야 배제되고 소외된 자들의 삶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고, 더 나아가 인간 존재에 관한 본질적이면서도 범상치 않은 질문을 제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고 했다.
김학찬 작가의 ‘문학적 촉수’는 민감하고 예리하게 움직여 우리 사회의 ‘경계’를 향한다.
책에는 △고향을 떠나와 새로운 터전에 완전히 스며들지 못한 새터민 가족(귀가) △자본주의의 문법을 체득하지 못한 채 체제 밖을 배회하는 아버지들(은이와 같이·구름기)처럼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존재들’이 등장한다.
그들은 이쪽에도 저쪽에도 닿지 못한 채 어중간한 공간에 서 있고, 세계와 자신 사이에 생긴 미세한 균열을 감각적으로, 윤리적으로 인식해 낸다.
김학찬은 이 경계의 감각을 문학의 본질적인 윤리로 받아들이고, 이를 ‘쓰기’라는 행위의 조건으로까지 밀어붙인다.
김학찬 작가는 1983년 경북 고령에서 태어나, 2012년 장편소설 ‘풀빵이 어때서?’로 제6회 창비장편소설상을 수상하며 등단했다. 이후 ‘상큼하진 않지만’ ‘굿 이브닝, 펭귄’ 등 현실의 미묘한 결을 포착하는 작품들로 독자의 사랑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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