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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태국 경찰과의 공조로 ‘알뜰폰 무단 개통’ 국제 해킹 조직의 체포와 송환에 성공했다.
경찰 사이버수사대와 인터폴공조계, 태국 경찰 등 약 20명의 협력으로 방탄소년단(BTS) 정국과 대기업 회장 등 재력가들을 노린 해킹 사건의 총책이 지난달 29일 검찰로 송치됐다. 수사팀은 아직 태국에 수감 중인 다른 총책 A씨의 송환에 전력을 다할 방침이다.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2대와 경찰청 인터폴공조계는 지난 5월 8일 태국 방콕의 한 호텔에서 중국 국적 전 모(35)씨를 붙잡았다. 1년 반 간의 추적 성과이다. 수사와 송환을 이끈 김경환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2대 팀장(경감)은 16년 경력의 사이버 수사 베테랑, 김재현 경찰청 국제협력관실 인터폴공조계 반장(경감)은 3년간 국제 공조에 매진해 온 전문가로, 두 사람의 집념이 결정적이었다.
수사팀은 지난 4월부터 반년간 전 씨를 정점으로 한 18명의 조직도를 완성해 국내 행동책과 중간 간부를 차례로 검거하며 '윗선'을 추적했다. 한·태 양국 협력관을 통해 전 씨가 태국에서 머무는 호텔이 특정되면서 추적이 빠르게 진척됐고, 지난 5월 태국 경찰과 특공대를 동원해 현장 검거에 성공했다.
전 씨 조직의 범죄 특이점은 휴대전화 본인인증을 기반으로 한 한국 금융 보안 체계의 약점을 노렸다는 것이다. 유명 인사의 개인정보를 집중 노린 뒤 알뜰폰을 무단 개통한 후 본인인증을 해 금융·증권 계좌를 탈취한 것이다. 이 수법으로 실제 피해자 16명이 390억 원을 잃었고, 한 기업인은 경영권까지 증권계좌를 탈취당해 경영권이 흔들릴 뻔했다.
체포 직전까지도 추가 범행은 진행 중이었다. 현장에서 압수한 노트북에는 기업인 신상정보와 자산 내역이 담긴 파일이 열려 있었고, 한국 정부 기관과 통신사의 홈페이지 취약점을 분석하며 또 다른 해킹을 시도하려 한 흔적도 발견됐다. 경찰의 시의적절한 작전이 아니었다면 또 다른 피해가 발생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에 금융 보안 제도 개선 필요성도 제기된다. 알뜰폰 개통 절차 강화, 다중 인증 도입, 공공·기업 DB 보안 강화 없이는 언제든 기술 발전을 이용한 해킹 사례가 재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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