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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3일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열린 ‘중국인민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전승절) 80주년’ 열병식에서 신형 전략무기와 첨단 전력을 대거 공개하며 군사력을 과시했다. 전문가들은 실전 운용 여부에는 여전히 의문을 제기하면서도, 중국의 양적 팽창과 기술 추격 속도가 미국에 상당한 압박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날 행사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중앙군사위원회 주석 자격으로 병력을 사열하면서 시작됐다. 시 주석은 검은 리무진에 올라 창안가를 따라 행진하는 장병과 무기들을 향해 “동지 여러분 수고하셨다”라고 인사했다.
앞선 연설에서 “중국 인민의 부흥은 누구도 막을 수 없으며, 인류 문명의 평화로운 발전이라는 숭고한 목표는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단상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시 주석과 나란히 서서 열병식을 참관했다. 북·중·러 정상이 한자리에 선 것은 탈냉전 이후 처음으로, 국제사회에서는 권위주의 진영의 결속을 과시하는 장면으로 받아들였다.
DF-61 ICBM·DF-17 극초음속 미사일 공개
스텔스 폭격기·J-35 전투기·초대형 무인잠수정
전문가 “질적 격차 여전, 양적 추격 속도 위협”
이번 열병식에서 가장 주목받은 무기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둥펑(DF)-61이다. 기존 DF-41의 개량형으로 추정되는 DF-61은 사거리와 다탄두(MIRV) 탑재 능력이 강화돼 미국 본토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2019년 첫 공개됐던 극초음속 미사일 DF-17도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미사일 방어체계를 회피할 수 있는 글라이드 비행체(HGV) 기술이 적용돼, 미 항모 전단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중국은 차세대 스텔스 전투기 젠(殲)-35와 무인 공격헬기, 협업형 전투 드론 등 미국의 ‘발키리’·‘퓨리’와 유사한 무인 전력을 대거 공개했다. 또 전략폭격기, 대형 수송기, 공중급유기, 전자전기까지 선보이며 제공권 장악 의지를 분명히 했다.
특히 러시아의 ‘포세이돈’을 연상시키는 초대형 무인잠수정 AJX-002가 눈길을 끌었다. 원거리 자율항해와 무장 탑재 능력을 갖춘 것으로 추정되며, 서방의 정찰형 무인잠수정과 달리 공격형으로 개발됐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열병식이 대외적으로는 미국 견제, 대내적으로는 공산당과 시진핑 지도부에 대한 지지 결집이라는 이중 목적을 띠고 있다고 분석했다.
송방원 우리방산연구회장은 YTN 인터뷰에서 “중국 무기체계는 아직 실증화 단계에 이르지 못했지만, 전력의 양적 확대와 빠른 추격 속도가 미국을 긴장시키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린잉위 대만 탐강대학 교수는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중국군이 드론 대응 시스템과 공중 조기경보 체계를 강화한 것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교훈을 반영한 것”이라며 “전자광학·레이더 시스템을 대드론 체계에 통합한 점이 눈에 띈다”고 말했다.
미국 랜드연구소의 레이먼드 쿠오 박사도 “중국의 신형 ICBM과 잠수함발사 미사일(JL-3)은 핵 3중 체계(triad) 구축 의지를 보여준다”며 “사일로·항공기·잠수함 발사 수단을 통해 핵 억지력을 다변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중국은 더 이상 ‘최소 보복 능력’에 만족하지 않고, 미국과의 핵 균형을 지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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