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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F그룹 차남 홍정혁 BGF에코머티리얼즈 대표가 ‘오너 2세 경영 시험대’에 올랐다.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을 이어왔지만, 핵심 계열사의 실적이 부진이 이어지며 경영 성과를 입증해야 한다는 압박이 커지고 있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BGF에코머티리얼즈의 작년 연결 기준 매출은 3643억 원, 영업이익 140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27.5%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25.6% 줄어 2020년 이후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10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 늘며 개선하는 모습이지만, 실적 회복세가 얼마나 지속될지는 불확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적 부진의 핵심 요인은 2023년 인수한 케이엔더블유(KNW)다. KNW의 반도체소재 매출은 2022년 693억 원에서 2023년 652억 원, 지난해 478억 원으로 2년 새 30% 넘게 줄었다. 영업손익도 2023년 35억 원 흑자에서 2024년 54억 원 적자로 돌아섰고, 올해 상반기에도 16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반도체 특수가스를 기반으로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던 인수 명분이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한 셈이다.
BGF에코머티리얼즈의 이익 구조 역시 흔들리고 있다. 플라스틱소재 부문이 지난해 172억 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선전했지만, KNW의 부진이 성과를 상쇄했다. 현금성 자산은 2022년 955억 원에서 지난해 말 108억 원으로 급감해 재무 안정성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홍 대표는 새로운 돌파구로 울산 온산국가산업단지에 1500억 원을 투입해 연간 5만 톤 규모의 무수불산 생산공장을 건설 중이다. 완공 목표는 2026년으로 국내 수요의 절반을 충족할 수 있는 규모다. 정부의 공급망 강화 정책과 맞물려 기대감이 크지만, 투자 재원의 상당 부분이 지주사 BGF의 지원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은 한계로 꼽힌다.
실제로 BGF는 최근 몇 년간 유상증자를 통해 BGF에코머티리얼즈에 3000억 원 안팎을 투입했다. 그러나 잉여현금흐름은 2023년 464억 원에서 지난해 27억 원으로 급감했고, 현금성 자산도 절반 이하로 줄어 주주가치 훼손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배구조 측면에서도 과제가 남아 있다. 홍석조 회장이 BGF 지분 32.45%를, 장남 홍정국 부회장이 20.77%, 홍정혁 대표가 10.5%를 보유하고 있으나 홍 대표 개인의 BGF에코머티리얼즈 지분율은 1.7%에 불과하다. 시장에서는 그가 보유한 BGF에코사이클 지분 24.3%를 활용해 기업공개(IPO)를 추진, 자금 조달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홍 대표는 카네기 멜런대에서 결정공학을 전공하고 2018년 그룹에 합류한 뒤 소재 계열사를 중심으로 경영 경험을 쌓아왔다. 코프라, 신일테크, 대원케미칼 등 굵직한 인수를 주도하며 외형을 키운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실질적 성과로 이어지지 못한다면 ‘확장형 리더십’의 명분은 약해질 수밖에 없다. 시장에서는 “지금이야말로 오너 2세로서 존재감을 증명할 골든타임”이라는 평가와 함께, 향후 2~3년 안에 성과를 입증하지 못하면 그룹 내 입지가 흔들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KNW 인수 이후 성과가 부진한 만큼 홍 대표가 추진하는 무수불산 신사업에서 가시적 결과를 보여야 한다”며 “그렇지 못한다면 오너 2세로서의 입지가 흔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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