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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특별검사팀(민중기 특별검사·이하 특검)은 통일교가 2022년 대통령 선거와 2023년 국민의힘 전당대회 과정에서 조직적으로 개입을 시도한 정황을 확인했다고 1일 밝혔다.
이날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의 공소장에는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과 김건희 여사가 각각 통일교 측과 접촉하거나 요청을 주고받은 흔적이 담겼다. 특검은 2021년 말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 윤모 씨가 세계일보 부회장을 통해 권 의원을 두 차례 만났으며, 이 자리에서 “윤석열 후보를 지원할 테니 차기 정부가 통일교 정책을 추진해 달라”는 제안을 했다고 밝혔다. 윤 씨는 2022년 1월 5일 한학자 통일교 총재의 승인을 받아 권 의원에게 1억 원을 건넨 것으로 조사됐다.
권 의원은 한 달 뒤인 2월8일 경기 가평군 천정궁에서 한 총재를 직접 만나 “윤 후보를 돕겠다”는 발언을 들었으며 감사 인사를 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윤 후보가 당선된 직후인 3월에도 권 의원은 천정궁을 다시 찾아 한 총재를 만난 뒤 당선인 사무실로 이동해 윤 당선인에게 “한 총재께서 돕겠다고 했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윤 당선인은 이에 “감사하다, 재임 기간 중 논의해 이룰 수 있도록 하자”고 화답한 것으로 공소장에 적시됐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의 외교 공약 가운데 아프리카 ODA(공적개발원조) 확대가 포함된 점을 근거로, 통일교가 추진하던 해외 사업과 연계된 청탁이 실제 국정에 반영됐다고 의심하고 있다.
“한학자 총재, 해외 원정 도박 수사정보 유출” 정황
김건희 여사, 전대 앞두고 “통일교 당원 가입” 요청
특검은 권 의원이 통일교 측에 경찰 수사 정보를 흘린 혐의도 적시했다. 춘천경찰서가 2022년 6월 한 총재의 해외 원정도박 의혹을 내사하던 당시, 권 의원은 윤 씨에게 “압수수색이 나올 수 있다”는 등 구체적 수사 내용을 전달했다는 것이다. 이후 통일교 내부에서는 회계 기록을 삭제하고 PC를 포맷하는 등 증거인멸이 있었다는 게 특검의 판단이다.
권 의원은 “통일교로부터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으며, 수사 정보를 제공한 적도 없다”고 전면 부인했다.
특검은 또 김 여사가 2022년 11월 전성배 씨(일명 건진법사)를 통해 윤 전 본부장에게 “통일교 교인들을 국민의힘 당원으로 가입시켜 특정 후보를 지지하게 해 달라”고 요청한 정황도 포착했다고 밝혔다. 당시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를 앞두고 조직적 지원을 요청했다는 것이다. 공소장에 따르면 윤 전 본부장은 한 총재로부터 승인을 받은 뒤 통일교 조직과 재정을 동원해 윤 전 대통령과 측근들의 정치 활동을 지속적으로 지원했다.
이 과정에서 김 여사가 감사 인사를 전하며 통일교와의 교류가 이어졌다는 증언도 포함됐다. 특검은 통일교가 김 여사에게 명품 가방과 고가 목걸이를 건넨 혐의도 별도로 수사 중이다.
특검은 통일교가 2022년 2월 서울에서 열린 ‘한반도 평화서밋’에서 윤 후보와 마이크 펜스 전 미국 부통령의 만남을 주선한 점도 문제 삼았다. 당시 윤 후보가 펜스 전 부통령과 나눈 회담이 마치 미국의 지지를 받는 듯한 이미지를 연출했고, 이는 선거 과정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특검은 “통일교가 조직과 재정을 동원해 윤 전 대통령과 측근 정치인들의 활동을 지원했다”며 수사망을 넓히고 있다.
다만 권 의원과 김 여사 측은 각각 “금품 수수와 청탁, 당원 가입 요청은 사실무근”이라며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한편, 윤 전 본부장의 첫 재판은 오는 17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다. 특검은 국민의힘 당원 명부 관련 자료 확보를 위해 압수수색 영장을 재청구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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