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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경제의 중요 변수로 지목돼 온 미국·중국 간 ‘관세전쟁 휴전’이 ‘세 달 연장’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과 5월 합의 이래의 90일간 휴전 마지막 날인 11일(현지시간) ‘90일 추가 연장’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고 주요 외신이 일제히 보도했다. 이로써 미·중 관세전쟁 재개의 ‘파국’은 일단 피한 셈이다. 또한 양측이 무역 갈등의 소지를 11월9~10일까지 수면 아래 가라앉히기로 함에 따라, 10월 말∼11월 초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때 ‘트럼프2기 첫 미·중 정상회담 개최’ 기대에도 힘이 실리게 됐다.
양측은 각자 상대방 수입품을 겨냥한 추가 관세율 115% 가운데, 4월10일부터 피차 경쟁적으로 부과한 91%p 취소 적용을 90일간 더 지속하기로 한 것이다. 이에 관한 최종 결정권이 미국 대통령 쪽에 있음을 대통령 본인과 당국자들이 지적한 바 있다. 트럼프발(發) ‘선제공격’ 이후 보복·맞대응의 주고받기 식 관세율 올리기로 팽팽하게 대치하던 미·중이 5월 제네바 제1차 고위급 무역 회담 때 115%p씩 관세율을 대폭 낮추기로 합의했어도 중국 측에 매겨진 이른바 ‘펜타닐 관세 30%’는 그래로다. 완제품(펜타닐 및 유사 합성오피오이드)에 20%, 전구물질·합성 장비 등에 10%이므로 (대미)145%→30%, (대중)125%→10% 상태가 된 것이다.
이후 중국의 대미 희토류 수출 통제, 미국의 대(對)중국 첨단 반도체 수출 통제 관련 이견을 조율하고자 6월 런던에서 열린 2차 고위급 무역회담에 이어 지난달 28∼29일 스웨덴에서 양측 대표가 세 번째로 만났다. 3차 미·중 무역회담을 통해 양측은 ‘관세부과 유예 90일 더 연장’에 잠정 합의했지만 트럼프가 최종 결정을 미루다 이날 새벽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 글로 발표했다. 아울러 “난 중국이 빨리 (미국산) 대두 주문을 4배로 늘리길 희망한다”며 중국의 미국산 농산물 수입 확대를 재촉하기도 했다.
트럼프가 전 세계를 상대로 한 국가별 관세(일명 상호관세) 작전에서 가장 불편한 상대인 중국과의 ‘관세 휴전’을 추가 연장한 것은 어느 정도 예상된 것이기도 하다. 관세 전쟁의 불확실성과 그에 따른 위험성을 일부나마 줄인 것으로 평가되지만 ‘트럼프발 관세 전쟁’은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트럼프는 반도체·의약품 등에 대한 품목별 관세를 도입할 것임을 예고한 상태다. 이 모든 게 무역 문제를 넘어 ‘정치’라는 사실도 이미 널리 인식됐다.
2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 미국의 대외적 입장이 기본적으로 ‘퍼주기’였으며 그게 한계에 도달했음을 트럼프는 수없이 언급해 왔다. 무역적조와 천문학적 적자재정을 달러를 찍어냄으로써 버텼으나 더 이상 불가능하다는 판단 아래 수십년 이래의 판을 다시 짜려는 시도인 것이다. 트럼프의 ‘달러 연동 가상화폐 구상’도 달러의 기축통화 위상 지속을 위한 것으로 알려진 이래 가상화폐는 늘 미·중 관계에 민감하게 움직인다.
5월 미국이 대중 관세 145%를 30%로 내리고 중국 역시 대미관세 125%를 10%로 인하한 90일 휴전 합의 발표 직후 비트코인은 약 1.25% 상승한 10만5000 달러를 돌파했었다. 휴전 추가 연장 소식에 비트코인은 약 2% 상승해 한때 11만9000 달러까지 치솟았고 암호화폐 전체 거래량도 17% 급증했다. 투자자들이 ‘위험자산’으로 자금을 이동시키는 경향을 보인 셈이니 시장이 안도했음을 뜻한다. 가상화폐는 관세 소식 등 ‘단기적 이벤트’에 즉각 반응하며 장기적으론 금리·규제·인플레이션·상장지수펀드(ETF) 유입 등 복합적 요인에 좌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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