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이View] 권력으로 재테크하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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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세희 사회부장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8-11 00:02:40

“모든 동물은 평등하지만, 어떤 동물은 더욱 평등하다.” 잘 알려진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에 나오는 구절이다.

그들은 보통 시민들의 도덕 기준선을 가뿐히 넘어선다. 신출귀몰한 재테크의 달인들인지 범죄집단인지 어이가 없다. 한없이 추락하는 권력의 ‘도덕 하한선’을 보면서 국민은 허탈하기만 하다.

점입가경, 설상가상, 갈수록 태산이다. 그의 집권이 가져올 것으로 예상됐던, 가까운 미래에 대한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다. 모럴 헤저드를 넘어 ‘모럴의 완전 붕괴’가 현실화될 징후가 도처에서 드러나고 있다.

비단 보좌관 명의로 의정 활동 중 차명 주식투자를 한 이춘석 의원뿐일까. 과연 그들의 도덕 무시·법 경시 행태의 밑바닥은 어디일까.

그뿐이 아니다. 이 정권에서는 웬만한 범법 행위는 비리 축에도 들지 못할 정도다. 암호화폐 재테크를 위해 의원직을 수단시하지 않았을까 하는 의혹을 일으켰던 김남국도 대통령실 비서관으로 중용됐다고 한다. 비리 인사일수록 최고 권력자의 동류의식이 발동돼서인지 더 잘나가는, 국민 보기에 매우 좋지 않은 모양새다.

곧 있을 사면도 논란이다. 조국 전 장관 부부와 윤미향 전 의원도 8·15사면 명단에 포함되어 국무회의 통과만 남겨 두었다고 한다.

교육과 입시는 전 국민의 관심사이고 모든 국민이 통과해야 할 성인으로의 관문이며 사회의 건강성과 지속 가능성을 보장해야 하는 국가의 가장 기본적인 시스템이다. 아이들이 그것을 통해 사회 진입을 하기에 공정성과 객관성을 최대한 보장하기 위해 입시를 치르는 것이 아닌가.

그런데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는 교수, 즉 국립대 교수라는 지위에 있으면서 교육자로서 절대 해서는 안 될 금단의 열매에 손을 댔다. 자식을 위한다는 핑계로 자식을 입시 비리를 통해 의사까지 만들려고 한 사람이다. 가장 비교육적인 교육자였던 셈이다. 그가 사면 대상이 됐단다.

자녀를 장래 유망한 직업군에 진입시키기 위해 입시 비리를 저지르는 것도 교육제도를 이용한 일종의 재테크가 아닐까. 보통 시민들은 경제력이 되지 않거나 인맥이 되지 않아 언감생심 엄두도 낼 수 없는 불법을 저지르는 것도 ‘에듀 재테크’라고 불러야 할 듯하다. 그들 부부의 항변이었던 “다들 그렇게 하는데 뭐가 문제냐”는 말에서 그것이 상당수의 행태라면 혼자 당하는 그 입장에서는 억울하기도 하긴 하겠지만, 원칙적으로 그는 잘못을 했다고 본다.

윤미향 씨는 어떤가. 파렴치범 중에서도 가장 파렴치한 사람의 범주에 꼽힐 수 있는 수준 아닌가. 피해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해 써 달라는 국민 기부금을 빼돌려 식사를 하고 발 마사지숍, 과자점, 커피숍에서 썼다고 하는 사람이다. 그런 자가 뻔뻔하게 버티면서 국회의원 임기를 다 채우고 나서야 유죄판결을 받았다. 그를 사면·복권시킨다는 것이다.

그녀가 각종 비리 혐의로 수사 대상이 됐을 때도 이상한 죽음이 있었다. 정의기억연대(정의연·옛 정대협) 위안부 피해자 쉼터(마포쉼터) 손 모(60) 소장이 극단 선택을 했다. 그가 사망 전 마지막으로 통화한 인물은 윤미향 의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재명 대통령이 각종 혐의로 수사받을 때 그의 주변 여러 핵심 인물의 죽음이 오버랩되는 사건임이 다시 소환되지 않을 수 없다.

이상한 일이다. 특정 정치인들이 정치적 위기에 몰렸을 때, 왜 주변인들이 극단 선택을 하는지 도저히 이해 불가능한 지점이 있다. 오죽하면 세간에 ‘자X당한다’는 신조어 막말까지 돌아다니는지 당사자들은 깊이 성찰할 필요가 있다.

앞으로는 실용 인사를 한다면서 뒤로는 국민정서상 용납되기 어려운 인사들이 대거 있었다. 김민석 총리부터 외교부 장관, 국정기획위원장, 새만금개발청장 등 일일이 나열하기 민망하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는 옛 선조들의 교훈이 무색할 정도다. 최고 권력에 오른 사람의 도덕성이 모든 국민과 사회 전체의 윤리 기준이 되는 법인데, 저점을 찍고 지하로 뚫고 내려갔으니 우리 공동체의 미래가 답답하고 암담할 뿐이다.

이제는 유전무죄·무전유죄 시대를 넘어 ‘유권(有權)무죄·무권유죄’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이제 우리 모두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권력 쟁취에 나서야 하나. 우리 아이들은 대체 무엇을 배워야 하나.

17세기 토마스 홉스의 ‘리바이어던’에서 말한 ‘만인 대 만인의 투쟁’ 시대가 21세기 한국에서 펼쳐지려나 보다.

맹세희 사회부장 msh@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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