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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정보원(국정원)이 30일 국회 정보위원회 비공개 간담회에서 북한이 영변 재처리 시설에서 무기급 플루토늄 생산을 계속하고 있으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결심할 경우 언제든지 핵실험이 가능하도록 풍계리 핵실험장 갱도를 관리 중이라고 밝혔다.
국정원은 이날 오전 국회 정보위원회 비공개 간담회에 참석해 이같이 보고했다고 이성권 국민의힘·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밝혔다. 국정원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핵선제공격 및 핵보복 능력 강화에 집중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정찰 자폭형 무인기·잠복전력·방공 전력 확충에 힘쓰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이 평안북도 영변 핵시설에서 무기급 플루토늄 생산을 계속하고 있다는 것으로 영변의 5MWe 흑연감속 원자로와 재처리시설(방사화학실험소)은 북한의 핵무기용 플루토늄 생산의 핵심 인프라이다. 원자로 가동 시 연간 18~50kg의 플루토늄을 추출할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에도 원자로의 재가동 및 재처리시설의 개축 정황이 포착돼, 북한이 핵물질 비축을 위한 토대를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풍계리 핵실험장 갱도 관련 북한은 2006년 이후 만탑산 일대 풍계리에서 여러 차례 핵실험을 실시해왔으며, 최근에도 실험 준비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또한, 북한은 올해 3월,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조선소를 시찰하며 핵추진 잠수함(SSBN) 건조 사실을 공식적으로 공개했다. 국정원은 “핵 선제공격 및 제2 공격, 핵보복 능력 강화에도 집중하는 양상으로 분석된다”고 했다.
이어 “김정은은 건강 이상 징후 없이 분주히 국방, 민생 행보를 전개하고 있다”며 “양대 정치 행사인 당 창건 80주년, 9차 당대회 준비를 위한 성과 창출과 대러 관계 우려 해소 및 트럼프 2기 정부 대응에 고심하는 상황이다”라고 했다.
또한 “북한은 양대 행사 준비에 박차를 가하면서 파병 공식화로 더 탄탄해진 러시아의 뒷배를 발판 삼아 공세적인 대외 행보에 나설 것으로 예견된다”고 했다.
북한 해킹 부서인 ‘기술(전자)정찰국’ 등은 김 위원장의 지시로 방산 및 첨단 기술 해킹에 집중하고 있다. 의료분야의 대학교수·의료기기 제조업체를 겨냥한 해킹이 지난해 1분기 14건으로, 전년도 동기 2건과 대비해 대폭 늘었다고 한다.
북한의 해킹조직은 군 정찰총국 산하 ‘기술(전자)정찰’을 중심으로 15~20여 개 해킹팀이 활동하고 있다. 대표적인 조직으로는 라자루스·김수키·110연구소·최근 신설된 227연구소 등이 있다.
국정원은 “북한이 국방력 발전 5개년 계획의 마지막 해를 맞아 성과 달성을 위한 드론제작사 해킹에도 집중하고 있다”며 “기존 해킹 조직뿐 아니라 외화벌이 조직까지 동원해 2016년 이후 북한이 탈취한 가상자산 규모는 43억 달러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어 “해킹 피해 횟수 자체는 줄었지만, 사회혼란을 유발하는 공세적 성향은 강해졌다”고 보고했다.
지난해 북러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조약 체결 이후 정보통신 기술 분야 협력에 대한 공조를 명문화한 만큼, 북한과 러시아 사이 다양한 사이버 협력도 추진되고 있다고 했다.
한편, 국정원은 북한이 러시아에 두 차례에 걸쳐 총 1만5000여 명의 병력을 파병했으며, 이 가운데 사망자 600여 명, 사상자는 470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했다고 밝혔다.
북한군은 지난해부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 지원을 위해 쿠르스크 등 전선에 투입됐으며, 1차 파병 병력의 대규모 손실에 따라 추가 파병도 이뤄진 것으로 분석했다.
북한이 러시아의 쿠르스크 탈환 작전에 적극적으로 참여했으며, 러시아군이 대부분 영토를 수복함에 따라 3월 이후 교전이 감소했다고 보고했다.
3차 파병은 아직 가시적 움직임은 없지만 가능성은 존재하는 것으로 전망됐다. 북한군이 무인기 등 신형 무기 운용에 익숙해지며 전투력이 상당히 향상된 것으로 보인다고 국정원은 평가했다. 파병 초기의 미숙함이 줄었다는 것으로 파병 장기화로 북한군 내 과음·절도 등 현지 일탈 행위도 보고됐다고 한다. 북한군 전사자는 쿠르스크에서 화장된 다음 이송된 것으로 파악됐다.
김 의원은 북한·러시아 관계에 대해 “북한은 대러 파병, 무기 수출 대가로 경제·군사적 이익을 일부 획득한 것으로 보인다”며 “현금으로 받은 것은 파악되고 있지 않다”고 했다.
또한 “(북한과 러시아가) 금속, 항공, 에너지, 관광 등 14개 부문에서 산업 현대화를 논의 중에 있다. 이와 관련해 러시아에 북한 노동자 1만5000명 정도가 송출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군사적으로는 정찰 위성, 발사대 기술 자문, 무인기 실물, 전자전 장비, 대공미사일 SA-22 등을 제공받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했다.
국정원은 다만 러시아의 제2차 세계대전 승리 80주년 기념행사(5월 9일·전승절)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직접 참석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등 대체 인사가 참석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국정원은 “김 위원장이 참석하려면 몇 주 전부터 경호 등이 관측돼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것으로 봐선 (참석 인사가) 김 위원장은 아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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