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규제와 정치적 불확실성… 침체의 골 깊어지는 부동산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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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대출 규제 거래 절벽 심화

임한상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1-22 12:54:07

▲ 서울 시내 한 공인중개소에 매물 게시판에 가격이 안내돼 있다. ⓒ스카이데일리

정부의 강력한 대출 규제로 주택 거래량이 급감하고 서울 아파트값이 보합세에서 실질적 하락세로 전환됐다. 정치적 불확실성과 금리 인상 여파로 주택시장 침체가 심화하면서 시장 참여자들의 관망세가 짙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규제 완화 및 정책 불확실성 해소가 없는 한 부동산 시장 회복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2일 부동산 업계 등에 따르면 가계부채 관리를 목표로 시행된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제도가 강화되면서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의 문턱이 대폭 높아졌다. 작년 9월부터 2단계 스트레스 DSR 규제가 적용됐고 올해 7월부터는 모든 금융권 대출에 가산금리를 부과하는 3단계 스트레스 DSR이 시행될 예정이다.

이러한 대출 규제는 거래량 감소로 이어졌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작년 12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2938건으로 3000건을 밑돌며 넉 달째 저조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작년 7월 9218건에 달했던 거래량은 하락세를 이어오면서 9월 이후 3000건대에 머물고 있다.

대출 규제의 영향으로 주택 매수 심리가 크게 위축되면서 서울 아파트값도 하락세로 접어들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 둘째 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3주 연속 보합(0.00%)을 기록했지만 소수점을 넓히면 -0.0043%로 나타나 9개월 만에 실질적인 하락 전환이 확인됐다.

자치구별로도 하락폭이 확대되거나 상승을 멈춘 지역이 증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흐름이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와 고금리 기조로 피로도가 누적된 결과라고 분석하고 있다.

정치적 불확실성도 부동산 시장 침체를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탄핵 정국 이후 시장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주택사업 경기 전망이 어두워지고 있다. 주택산업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1월 주택사업 경기전망지수는 61.6으로 전월 대비 14.1p 하락했고 수도권과 서울은 각각 12.5p·16.3p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과 이후의 정책 변화 가능성이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한 일부 건설사는 미분양 물량 해소를 위해 후 분양 전환 등의 자구책을 내놓고 있지만 전국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출 규제와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 거래 절벽 현상이 지속되고 시장 회복이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추가 금리 인하 여부와 주택 공급 대책 등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으면 집값 상승세는 물론 거래량 증가도 기대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현재의 대출 규제가 시장 안정에 긍정적 역할을 할 가능성도 있지만 지나친 규제가 오히려 시장 침체를 가속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임한상 기자 hsr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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