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 가계대출 진정세… 12월 1조 원 증가에 그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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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말 가계대출 잔액 전월比 1조 원 증가… 석 달 연속 1조 원대
대출 총량 관리 부담 줄어든 은행, 연초 대출 규제 부분적 완화 나서

윤승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1-01 11:02:32

▲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작년 12월30일 기준 5대 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의 가계대출 잔액은 734조3995억 원으로 전월 말(733조3387억 원) 대비 1조608억 원 증가했다. 작년 12월23일 시민들이 서울 한 거리에 설치된 은행 ATM 기기 앞을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주요 은행이 가계대출 축소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12월 1조 원 늘어나는데 그치며 석 달 연속 1조 원대 증가 폭을 유지했다. 새해 분위기는 조금 다를 전망이다. 가계대출 총량을 새로 설정하는 만큼 주요 은행들은 대출 억제 조치를 풀며 가계대출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작년 12월30일 기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가계대출 잔액은 734조3995억 원으로 집계됐다. 2023년 말(692조4094억 원)보다 41조9901억 원 늘었으나 한 달 전인 11월 말(733조3387억 원) 대비로는 1조608억 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작년 한 해 월간 가계대출 증가 폭은 고점을 찍고 내려오는 양상이었다. 8월 당시 집값 상승 기대 등에 따른 주택 매매 증가로 가계대출은 그달에만 9조6259억 원 늘어났다. 9월에는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금리 인상 및 취급 제한 등 가계대출 총량 관리 등으로 5조6029억 원으로 감소했다. 이후 수도권 등 주택 거래 급증세가 꺾이면서 10월 1조1141억 원·11월 1조2575억 원·12월 1조608억 원 석 달 연속 1조 원대를 이어가고 있다.

가계대출을 주도한 것은 주택담보대출(전세자금대출 포함)이었다. 5대 은행의 주담대 잔액은 작년 12월30일 기준 578조4448억 원으로 그해 11월 말(576조9937억 원)보다 1조4511억 원 증가했다. 8월(8조9115억 원)·9월(5조9148억 원) 증가 폭과 비교해 현저히 줄어들었다. 신용대출 잔액은 되려 11월 말 104조893억 원에서 12월30일 103조9007억 원으로 1886억 원 줄어들었다. 신용대출 잔액이 감소한 것은 7월(-1713억 원) 이후 5개월 만이다. 2023년 말(106조4851억 원)과 비교해서는 잔액이 2조5844억 원 쪼그라들었다.

가계대출 축소 분위기는 올해 초 조금 달라질 전망이다. 5대 은행은 작년 7~8월 이후 금리 인상·한도 축소 등으로 올려놨던 가계대출 문턱을 낮추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은 연초 금융당국에 연간 가계대출 목표치를 새로 제출하므로 대출 총량 관리 부담에서 여유로운 편이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4곳은 신규 주담대 모기지보험(MCI·MCG) 적용을 재개하기로 했다.

모기지보험은 주담대와 동시에 가입하는 보험으로 이 보험이 없으면 소액 임차보증금을 뺀 금액만 대출할 수 있어 사실상 대출 한도를 축소하는 효과를 주는 것으로 평가된다. 반대로 보험 적용을 재개하면 서울 지역의 경우 5000만 원 이상의 대출 한도를 늘릴 수 있다. 생활안정자금 목적 주담대 한도도 확대한다. 그간 1억 원으로 묶었는데 신한·우리은행은 한도를 2억 원으로 늘리고 국민은행은 한도를 없앤다.

다만 유주택자의 주택구입 목적은 하나은행만 실행한다. 현재 국민·신한은행은 전 지역에서 주담대를 내주지 않고 있고 우리·농협은행은 수도권 주담대를 막고 있다. 전세대출 규제도 완화한다. 1주택 보유자를 대상으로 전세대출 취급을 제한했던 신한·우리은행은 관련 규제를 푼다. 신규 분양 주택에 대한 전세대출도 하나·신한·농협은행에서 가능하다.

비대면 대출 제한도 대부분 풀린다. 신한·하나·농협은행은 연말 연초 비대면 대출을 시작했다. 우리은행은 비대면 주담대·전세대출을 재개했지만 비대면 신용대출 판매 중단은 연장했다.

다만 금융당국은 특정 기간 가계대출이 편중되지 않도록 올해에도 관리 기조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작년 12월11일 금융위원회는 ‘가계부채 점검회의’에서 “특정 기간에 가계대출이 편중되지 않도록 분기별·월별 자금수요를 고려해 쏠림 없이 공급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윤승준 기자 sjyoon@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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