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달러’ 공포에 적자 늪 빠진 증권사 외환거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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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분기 증권사 전체 외환거래 손익 –219억 원으로 적자 지속
한투證 –1267억 원으로 가장 커… 미래에셋·신한·키움도 적자
계엄 사태 후 급등한 환율 적자 키울 듯… “헷지로 대비해야”

윤승준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5-01-01 10:50:00

▲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증권사 56곳의 외환거래이익은 12조1946억 원으로 1년 전(13조7962억 원) 대비 11.6% 감소했다. 외환거래손실을 합친 손익은 –219억 원 적자였다. 지난달 30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증권사 외환거래 성적이 적자 늪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높은 수준을 지속하면서 외환거래를 통해 벌어들인 것보다 손실을 본 금액이 더 컸다. 일부 증권사는 1000억 원 이상을 손실을 보기도 했다. 문제는 4분기다. 12월 초 비상계엄 사태 등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원·달러 환율은 1480원을 돌파했다. 연간 실적에 악재로 다가올 전망이다.

스카이데일리가 1일 금융투자협회에서 증권사 외환거래 실적을 확인한 결과 9월 말 기준 외환거래 실적이 존재하는 증권사 56곳의 외환거래이익은 12조1946억 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13조7962억 원) 대비 11.6% 줄어든 규모다. 같은 기간 외화거래손실이 13조9500억 원에서 12조2165억 원으로 12.4% 감소해 손실 폭을 소폭 줄였지만 외환거래 손익은 –219억 원으로 여전히 적자였다.

외환거래 손익은 증권사가 외환을 통해 벌어들인 실적으로 외환과 관련된 모든 거래에 따른 수익인 외환거래이익에 외환거래손실을 빼 산출된다.

외환거래 실적이 적자를 보인 것은 원·달러 환율이 급등세를 보인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작년 1~3분기 원/달러 환율(매매기준율)은 평균 1352.85원으로 최근 4년 평균치(1230.46달러)를 120원 이상 웃돌았다. 환율이 평균 1100원대였던 2021년에는 외환거래 손익이 1663억 원 흑자였다. 1200원대 환율을 기록한 2022년도 순이익이 2398억 원에 달했다.

증권사별로 보면 29곳이 외환거래에서 이익을 거뒀고 27곳이 손실을 봤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3분기까지 3조1781억 원의 외환거래이익을 올렸지 외환거래손실이 3조3049억 원에 달하면서 외환거래손익은 –1267억 원 적자를 기록했다. 1년 전(-1112억 원)보다 손실 폭은 더 커졌다.

미래에셋증권도 외환거래이익 1조1429억 원·외환거래손실 1조1800억 원을 올리며서 -371억 원의 손익을 거뒀다. 신한투자증권·키움증권 외환거래손익도 각각 –332억 원·-295억 원였다.

하나증권은 3분기 누적 기준 48억 원의 외환거래 손익을 거뒀지만 이는 1년 전(519억 원)보다 90.7% 감소한 규모였다. NH투자증권도 2022년 9월 1307억 원이었던 외환거래 손익이 1년 후에는 781억 원으로 40.2% 쪼그라들었다. KB증권의 외환거래 손익은 581억 원에서 389억 원으로 줄었고 삼성증권은 567억 원에서 485억 원으로 내려가면서 1년 전보다 각각 33.1%·14.5% 감소했다.

문제는 외환거래 손실 폭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원화 가치는 비상계엄 사태에 따른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12월30일 원/달러 환율은 1474.10원으로 마감했다.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2월8일(1481.50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4분기 전체를 놓고 봐도 원/달러 환율은 평균 1395.63원으로 1~3분기(1352.85원)보다 40원 이상 올라갔다.

연간 실적에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다. 3분기 누적 기준 증권사 전체 영업수익(132조7919억 원) 중 외환거래이익(12조1946억 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9.2%로 작지 않다. 한국투자증권(21.5%)·신한투자증권(13.5%)·키움증권(12.8%)·NH투자증권(12.2%)·삼성증권(10.9%)·하나증권(10.7%) 등 일부는 영업수익 내 외환거래이익 비중이 10% 이상으로 비교적 더 민감하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증권사들이 기업들과 선물환 거래를 할 때 환율이 떨어지는 쪽으로 전략을 폈는데 환율이 1400원까지 급등해 손실을 본 것 같다”며 “선물환 거래 시 환율 변동을 피할 수 있도록 헷지(위험회피)가 잘 이뤄질 수 있게끔 해야 하고 트레이딩 부문도 환율 변동 시 수익을 낼 수 있도록 주식 외 외환거래 비중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윤승준 기자 sjyoon@skyedaily.com 기자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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