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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에 맞서 우크라이나에 우리 군 전훈분석단 파견하자는 목소리가 정치권을 중심으로 힘을 얻고 있다.우크라이나·러시아(우·러)전쟁은 드론(UAV·무인항공기)전 등을 통해 복합적으로 전개되고 있는 현대전의 양상을 보여줬다. 북한이 전쟁 전훈(戰訓)을 얻고 있는데 이를 방관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 등에 배치된 북한군 특수부대의 실전 능력에 대한 실체 분석이 필요하다는 것.
지난달 30일 김용현 국방부 장관에 이어 이달 1일 신원식 국가안보실장과 19일 육군 중장 출신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도 전훈분석단 필요성을 각각 강조했다. 25일,스카이데일리 질의에 국방부 관계자는 “정부 차원에서 전훈분석단을 고려하고 있다”고 답했다. 파견 논의가 본격 궤도에 오른 것이다.
발발 3년 차에 접어든 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의지로 종식 국면에 접어들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우·러 전쟁에 전훈분석단 파견이 시급한 이유다. 스카이데일리는 우·러 전쟁 발발과 동시에 드론전 양상을 꾸준히 추적해 온 조상근 카이스트 국가미래전략기술 정책연구소 교수를 만나 전훈분석단 파견 의의를 들어봤다.
-우·러 전쟁 당시 활용된 대규모 드론 활용과 현대전 양상에 관해 설명해달라.
드론은 현대전의 양상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2020년 발발했던 아르메니아·아제르바이잔 전쟁에서 드론은 전장 ‘게임체인저’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2022년 2월24일 촉발된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에서 혁신을 거듭한 드론은 양적 우위의 오버 매치(Overmatch) 성격으로 바뀌었다. 유인 체계 중심의 현대전은 이제 유·무인 복합(Manned & Unmanned Teaming) 전투의 양상으로 뒤바뀌었다. 최근에 우크라이나군의 고정익 무인항공기에서 ‘FPV(First Person View·1인칭 시점) 자폭 드론’이 분리되어 지상 러시아군 전차와 장갑차를 정밀 타격하는 모습이 SNS를 통해 공개됐다. 외에도 최대 2000㎞까지 비행할 수 있는 로켓 드론(Palianytsia)을 운용해 러시아 모스크바를 타격하거나 이 러시아 미사일 저장고를 공격해 대규모 폭발을 일으켰다. 또 다른 전쟁 양상이 예고된 셈이다.
-러시아군이 이번 전쟁에서 사용한 드론의 특징이 있다면 무엇인가.
이번 전쟁에서 러시아군은 상상을 초월하는 즉응력(즉시 적응하는 힘)을 보여주고 있다. 러시아는 2022년 이란으로부터 장거리 자폭 드론인 ‘샤이드-136(Shahed-136)’을 도입하여 운용했다. 지난해 축구장 14개 크기의 공장을 구축하여 ‘샤이드-136’ 대량생산을 시작했다. 이를 통해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국가중요시설에 대한 군집 공격을 노리고 있다. 러시아군 또한 우크라이나군 못지않게 근접 전투용으로 운용하고 있는 FPV형 자폭 드론을 벤치마킹했다.
현재는 우크라이나군 못지않게 해당 전력을 소부대 전투에 접목하고 있다.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군의 전술적 수준의 재밍(Jamming)을 회피하기 위해 광섬유 케이블로 유도하는 드론을 개발하여 전장에 배치했다. 러시아군은 전략적 수준으로부터 전술적 수준에 이르기까지 전장의 필요에 따라 신속하게 드론을 전력화하는 고도의 즉응력을 선보이고 있다. 이와 같은 즉응력은 권위주의 정치체제의 강점으로, 중국, 러시아, 북한 등으로 둘러싸인 우리나라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 대한민국 드론 발전 수준 및 국제적 위상은 어떠한가. 북한과 비교해달라.
김정은은 올해 전반기 전 군 무인기 전력화를 지시했다. 실제로, 북한은 8월·11월에 여러 자폭 드론이 정밀타격 영상을 선보였다. 9월에는 북한군 1·2군단에 다목적 무인기 대대의 창설 소식이 전해졌다. 현재 러시아 파병된 북한군은 드론을 화력과 함께 운용하는 방법을 실전을 통해 익히고 있다. 이와 같은 상황을 종합해 봤을 때 북한군의 드론 운용 능력은 생각하는 이상일 수 있다.
반면, 우리 군은 대대급 이상에서 정찰 드론 위주로 운용하고 있다. 자폭 드론의 경우 작전·전략적 수준의 일부 부대에서만 운용하고 있다. 현재 우·러 전쟁에서 활약하고 있는 폭탄 투하용 드론·FPV 형 자폭 드론과 같은 근접 전투용 드론은 편제화되지 못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정찰·자폭 드론을 보유한 북한군 소부대와 그렇지 못한 우리 군 소부대가 접경지역에서 격돌할 경우 결과는 불을 보듯 뻔하다.
우리 군은 서둘러 드론 전투를 수행할 수 있도록 싸우는 방법, 무기체계 및 조직·편성을 혁신(Innovation)이 아닌 혁명(Revolution)할 필요가 있다.
-우·러 전쟁 발발 3년 차, 우리나라에 주는 함의 및 전훈 분석을 해달라.
전쟁이 장기화하면 예비전력 중요성이 부각된다. 이번 전쟁에서 가장 큰 전훈도 우크라이나군의 예비전력 활용법이다. 우크라이나는 올해 초 무인체계 군(Unmanned Systems Force)을 창설했다. 이어서 우크라이나 지상군 예하 전투여단에는 십여 개의 드론 전투팀으로 구성된 드론 전투 중대가 창설되었다.
현재 쿠르스크·도네츠크 지역에 전개된 드론 전투 중대들은 곡사화력과 연계하여 러시아군의 거센 공격을 저지하고 있다. 이들의 전투 수행 방법은 단순하면서도 획기적이다. 이들은 FPV 형 자폭 드론으로 돌진하는 러시아군의 강력한 기갑·기계화부대의 선두와 후미를 정밀타격한다. 이후, 정지된 기갑·기계화부대의 본대를 사거리와 규모에 따라 포병이나 다연장로켓(HIMARS)을 유도한다.
이때 공중에서 배회하던 FPV 형 자폭 드론은 파괴되지 않은 러시아군의 전차·장갑차·전술 차량 등을 재타격한다. 이런 곡사화력과 연계된 비접촉(Contacless) 전투를 수행하는 드론 전투 중대는 대다수 전쟁 이전 드론 교육을 받은 예비군과 이번 전쟁이 발발한 후 ‘아미 오브 드론(Army of Drones)’ 프로그램의 하나로 일종의 드론전투교육센터로 창설된 ‘드론아리움(DRONARIUM)’에서 양성된 드론 파일럿들로 편성되어 있다.
이들은 앞서 언급한 것처럼 FPV 형 자폭 드론을 운용하여 비접촉 정밀타격 전투를 수행함으로써 생존 가능성뿐만 아니라 전투 효율성도 강화하고 있다. 즉, 소수정예로 피 흘리지 않는 전승(全勝)을 추구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인구절벽의 영향으로 병역 가용자원이 급감하고 있고, 점차 국가 난제로 고착되고 있다.
앞서 언급한 예비전력을 드론 전투부대로 운용한 우크라이나의 사례는 우리의 난제를 슬기롭게 해결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제공한다. 이역만리(異域萬里)에서 진행되고 있는 전쟁이라도 그 추이를 분석하면서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한국 전훈분석단 파견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북한군이 러시아에 파병되어 있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에서 드론 전투 수행 방법을 습득하여 북한군이 돌아올 곳은 한반도다. 김정은은 최신 전투 수행 방법과 외화벌이를 동시에 추구하기 위해 북한군을 러시아에 순환 배치할 것이다.
우리 군은 시간이 지날수록 다양한 전투를 경험하고, 정찰드론·폭탄 투하용 드론·FPV 형 자폭 드론 등 갖가지 전투 드론을 운용할 수 있는 적과 조우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안보는 보수적인 관점에서 바라봐야 하기에 이와 같은 북한군의 행보에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북한군이 전투 현장에서 어떤 무기체계와 조직·편성으로 어떻게 싸우는지를 알아야 한다. 손자는 ‘지피지기백전불태(知彼知己百戰不殆)’라고 말했다. 이것은 시간이 흐르더라도 변하지 않는 전승(全勝)의 전제조건이다. 이처럼 전훈분석단 운용은 거시적으로는 우리의 안보를 굳건히 하고, 미시적으로는 우리 미래세대의 생명을 지키는 것이다. 이것 이외에 전훈분석단이 필요한 이유가 또 있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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