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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소상공인은 대한민국 경제를 이루는 근간이다. 이들은 최전선 골목상권을 지키며 대한민국의 역사와 발자취를 함께해 왔다. 그러나 대기업의 획일화된 박리다매식 사업 진출을 비롯해 상권 탈취·규제·세상의 편견 등 각종 위협으로 쉼 없는 고통을 경험하고 있다. 이에 본지는 그들의 목소리를 좀 더 가까이에서 경청할 수 있는 특별기획 시리즈 ‘내가 대한민국 소상공인이다’를 마련했다.
최근 자동차 수출이 늘어나며 업계가 웃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7월 자동차 수출액이 54억 달러를 기록해 전년 동월 대비 9.1% 증가했다. 올해 7월까지 누적 자동차 수출 실적은 총 424억 달러(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이며 이는 동 기간 실적 중에서 사상 최고 기록이다.
7월 자동차부품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9.5% 증가한 22억 달러로 집계됐다. 자동차부품 수출액이 22억 달러를 넘어선 것은 2016년 11월(22억 달러) 이후 7년 8개월 만이다.
이렇게 자동차 관련 산업들이 호실적을 거두고 있는 가운데 모든 업계가 전부 성장했을지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이번에는 자동차에서 빠질 수 없는 유리를 다루는 업종인 경기도 평택에 있는 한국자동차유리판매업협동조합을 방문해 황형태 전무의 이야기를 들어 봤다.
자동차 정비업에 속하는 유리업계… 불합리한 처우
한국자동차유리판매업협동조합은 다국적 제품과의 품질 경쟁 및 저가의 어려움 속에서 소비자 보호를 위한 노력으로 국민의 안전을 지키고 국내 자동차 유리산업을 보호할 목적으로 설립된 단체다.
황 전무는 자동차 유리 판매업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자동차 유리가 부품 중에서 한 부분을 차지하겠지만 큰 틀에서는 정비업에 속합니다. 자동차를 하나 만들 때 처음과 끝이 있는데 저희 업종은 마지막 단계에 속해요. 따라서 저희는 정비업의 특수 분야죠. 현재 자동차 유리 시공업체가 1000곳 정도 되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원래 자동차 유리업이라는 직업 코드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관련 부처인 통계청에 가서 설명과 회의를 거친 끝에 자동차 유리 정비사라는 직업 코드가 생겼습니다. 사실 오래전부터 직업 분류가 됐어야 하는데 뒤늦게 된 거죠.”
황 전무는 업계 종사자들이 상대적 약자로 불합리한 대우를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저희 업계는 대기업 등 원청업자의 횡포에 당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에요. 오늘의 성과가 오늘의 수입으로 잡히고 있어 사실 일용직이나 마찬가지입니다.”
“그렇다고 이 분야를 전문적으로 다루거나 관심이 있는 정치인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때문에 저희가 정부 기관에 건의를 하지만 시정되거나 개선되는 속도가 상당히 느립니다. 정부에서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정말 소상공인들로만 이루어진 자동차 유리 업계의 어려움을 해결하려고 노력했으면 좋겠는데 그런 것이 잘 되지 않는 것이 현실입니다.”
“지난달 10일부터 ‘미래차부품산업법’이 본격 시행됨에 따라 산업통상자원부에서 국내 부품기업들이 미래차 기업으로 유연하게 전환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방안을 강구하고 있으며 자동차 수출 기업의 애로 해소를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고 발표한 바 있어요. 그만큼 업계가 호황이라는 건데 사실 저희의 현실과는 거리가 먼 얘기입니다. 전체 자동차 업계가 성장하고 있다고 해서 모두가 잘되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죠. 기업의 목소리는 들으면서 저희가 처한 현실은 왜 제대로 보지 않는지 모르겠습니다.”
자동차 유리업계 결속 필요… 제도 뜯어고쳐야
황 전무는 무엇보다 업계 종사자들이 결속해야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다고 했다.
“저희가 상대적으로 약자인 만큼 뭉쳐야 목소리를 높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조합 차원에서 조합원들의 역량을 결집시켜 리딩화하고 목표 달성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죠. 특히 원청업자인 대기업들의 횡포가 너무 심합니다.”
“대기업 횡포에 대한 업계 종사자들의 민원이 굉장히 많이 접수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자동차 유리 시공업자와 렌터카 회사 간 거래를 하고 있었는데 중간에 어떤 기업이 끼어들어 중개업자 노릇을 하려 한다는 사건도 있었습니다. 안 그래도 저희 업계가 상대적 약자인데 이런 짓을 한다는 것이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황 전무는 현재 업계가 처해 있는 제도를 뜯어고쳐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저희가 자동차 유리를 제조를 하는 것이 아니라 유통을 통해 유리 시공을 하거나 새로 갈아끼우는 등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거든요. 솔직히 행정 편의를 위해 저희 업계를 일반적인 자동차 정비업에 포함시키고 자동차 유리 시장이 상대적으로 경제 규모가 작기 때문에 내가 일한 것을 다른 사람한테 위탁해서 받게끔 하는 제도가 잘못된 것이죠.”
“업계에 종사하는 분들 중에는 정비 공업사에서 내가 일한 만큼의 돈을 바로 받지 못하고 몇 달 뒤에 받는 분도 많습니다. 그리고 정비 공업사가 부도가 나서 내가 일한 만큼의 보수도 받지 못하고 하소연할 곳도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뿐만 아닙니다. 대기업에서는 저희들을 어떻게든 쥐어짜서 공임을 더 깎으려고 합니다. 앞에서 말씀드렸듯이 일용직이나 마찬가지인 자동차 유리 판매업계 종사자들을 왜 못 잡아먹어서 안달인지 모르겠습니다. 처우가 개선되지 않으니 생활도 나아지지 않는 상태입니다.”
“소상공인의 입장에서 봤을 때 이런 것이 과연 공정한 거래이며 건전한 상식 선에서 업계가 돌아간다고 할 수 있을까요. 내 나라에서 이렇게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는데 이런 것을 얘기하면 정부에서는 세월아 네월아 하면서 대책을 내놓지 않다가 한참 지나서야 대책을 내놓습니다. 그러니 산더미처럼 쌓인 문제점을 도대체 언제 다 해결을 합니까. 정말 기가 막히는 일이죠.”
조합 차원에서 교육 실시… 국가기술자격증도 추진
황 전무는 협회 차원에서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저희 업계가 처해 있는 상황이 이렇지만 그렇다고 미래 자동차 유리 시공업자들에 대한 교육을 소홀히 할 수 있겠습니까. 저희 조합에서 국가기술자격증을 추진하고 있는데 현재 민간자격증인 ‘자동차유리정비사’가 대상이에요. 이 자격증이 국가 자격증이 되면 신뢰도가 높아질 뿐만 아니라 업계가 더 활성화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외에도 자동차유리기술교육센터에서 경진대회 개최 등 교육에 힘을 쏟고 있어요.”
앞으로의 바람은…
황 전무는 자동차 유리 업계에 관심을 가져 주는 것이 바람이라고 밝혔다.
“인터뷰 내내 하소연만 한 것 같지만 그만큼 절박하고 문제가 심각합니다. 사실 일반 대중에겐 자동차 유리 판매업이 생소한 업계거든요. 어떻게 보면 잘 알려지지 않은 분야인데 그래도 정부에서 저희 목소리를 듣고 많은 관심을 가져서 한 분이라도 더 처우가 개선될 수 있다면 그것으로 만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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